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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스트 해석 결말 - 생존본능과 두려움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0. 25.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이 영화 시작부터 "난 일반적인 허리우드식 영웅주의 영화가 아니다"라고 선언을 합니다

 

데이빗이 영화 포스터를 그리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그 그림은 서부영화의 주인공(영웅주의)입니다 이 그림이 강력한 비바람으로 쓰러진 나무에 의해 망가지게 되죠

 

아마도 이 장면이 이 영화의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하더군요 강력한 폭우에 사람들은 마트로 모여듭니다 <새벽의 저주>에서도 사람들과 좀비들은 마트로 모여들죠

 

위기 상황이라고 느껴지면 생존본능이 발현되는 거죠 일단 생존에 필수인 음식이 있는 곳이 마트니깐요



생존 욕구는 욕구의 단계론에서 가장 1단계의 욕구입니다 어떤 욕구보다 우선시되는 거죠 이렇게 생존 욕구에 의해 모인 인간들이 어떻게 생존 욕구에 의해 망가지는가를 보여주는 영화로 보입니다

 

미스트(안개)는 무지한 인간의 두려움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미스트에 둘러싸인 마트 속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 두려움은 기존 질서의 문제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블루칼라인 짐은 데이빗의 경고에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무시합니다 데이빗은 대학을 나온 화이트칼라인거죠 사회적 계급, 학벌에 따른 인식의 표현이죠

흑인 변호사인 노턴은 데이빗의 말을 자신을 바보로 놀린다고 생각합니다 데이빗의 말을 장난으로 받아들인 이유에는 노턴이 흑인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인종차별적 피해의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극한 상황에서 기존 질서는 그 문제점부터 시작되어 아무런 힘을 못 쓰게 되고 그 질서를 대체하는 것은 카모디 부인의 사이비 종교입니다

스티븐 킹은 원작 소설의 주제를 인간과 종교라고 밝혔듯이 종교는 이 영화에서도 그 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종교는 인간의 두려움에서부터 시작된 것일 수 있습니다 먼 옛날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자연재해나 현상에 인간은 두려움과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되고 자신들을 초월하는 절대적인 존재가 인간을 지켜주기를 바라게 되는 거죠

물론 이 영화의 카모디 부인은 사이비 냄새가 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종교란 비슷한 속성을 갖고 있는 거죠

 

종교와 인간의 두려움의 관련성은 불신지옥이나 요한계시록 등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독교와 관련 없는 사람도 불신지옥이나 요한계시록 정도는 알고 있죠

카모디부인은 인간의 두려움을 먹이로 급속도로 마트를 장악하게 됩니다

 

생존에 대한 두려움과 사이비 종교의 결합은 희생양을 찾는 인신공양의 양상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과거 원시종교에서는 인신공양의 관습이 있었습니다

소수를 희생시켜 다수가 심리적 안정을 얻는 방식이죠 관동대지진 생각납니다

 

이 영화는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생존이 위협받는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문명의 가면을 벗겨버리고 원시적 본성을 종교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유명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결말 때문일 것입니다

이 결말을 두고 "허무하다" "뒤통수친다"라는 비판도 있다고 합니다

영화의 결말은 원작의 결말과는 다르다고 하네요

 

이 결말을 두고 원작에서 극한 상황에서 이성과 광기의 줄다리기를 한방에 부정해 버렸다는 평가가 있더군요

 

원작은 극한 상황에서 주인공처럼 행동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거죠 하지만 영화는 데이빗이 아들을 포함한 일행을 모든 죽이는 것으로 끝나버리니 이런 평가가 나오는 듯합니다



 

내가 보기에는 이건 표현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트 안에서 사람들은 미지의 공포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광기 어린 행동을 보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영화 결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근처까지 군대가 와서 괴물들을 제거하고 있었죠

 

데이빗 일행은 마트안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었지만 그들 역시 마트를 탈출한 후 미스트 속에서 절망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죽음을 선택합니다 바로 뒤에 군대가 오고 있었는데 말이죠

 

영화는 소설과는 다르게 마트 속의 사람들과 데이빗 일행을 광기와 이성의 대립이 아닌 절망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비슷한 존재로 묘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표현의 차이지만 결국은 극한 상황에서 절망감과 두려움이 아닌 희망과 이성의 중요성을 나타내고자 한 것은 동일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우주에 비해 미약한 존재로 압도적인 공포와 상황에 저항에 봤자 무의미하다는 해석도 있다고 하는데 글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군인들이(군인들도 인간들이죠) 성공적으로 몬스터들을 제거하는 걸 보면 저항이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데이빗과 마트 사람들이 생존의 위협과 공포에 사로잡혀 광기와 절망감으로 나타난 저항의 방법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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