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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해석과 결말 - 선과 악으로 포장된 미국적 가치 (2012년)

by 올영 2019. 2. 21.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 3부작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의 마지막 <다크나이트 라이즈>

역시 전작인 <다크나이트>를 보고 이 영화를 보니 전편보다 후편은 메시지나 철학보다 물량공세로 간다는 일종의 공식을 따른 것 같습니다

머리로 배트맨을 우롱하던 조커 대신 힘으로 배트맨을 압도하는 베인으로 차별화를 두려고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조커가 다시 등장하기로 했다는 말도 있긴 합니다 조커 역의 히스 레저의 사망으로 안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다크나이트>에서는 인간의 선과 악의 문제를 다룬 것이라면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는 계급 간의 갈등 미국적 가치 등 사회적 문제로 확대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이 하비 덴트의 죄를 뒤집어쓰고 나름 고독한 영웅의 모습으로 도주하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이건 대중을 우매하다고 보는 엘리트 의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배트맨과 고든은 배트맨의 표현대로라면 진실 이상의 거짓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기는 하더군요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고 특이하게 느낀 것은 일반적인 슈퍼히어로 영화에서의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립에 사회 계급 간의 투쟁 그리고 미국적 가치의 고수라는 요소를 추가한 것입니다

베인은 미국식 가치를 상징하는 증권거래소(자본주의)를 습격합니다 이 과정에서 베인과 그의 수하들은 상위계층이라고 할 수 없는 배달원, 청소원등으로 분장합니다




가장 미국적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풋볼경기장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의도적으로 미국의 애국가가 울려퍼지기도 합니다


베인은 배트맨과 고든이 대중을 속였음을 폭로하고 계급투쟁을 선동합니다
그리고는 교도소를 습격하는데 이는 프랑스혁명에서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역사적 사실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베인이 서구 문명의 몰락, 부자들로부터의 해방 등을 언급하는 것은 공산주의 혁명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 후에 혁명 또는 폭동에 성공한 베인의 사회는 무질서와 약탈의 모습이고 인민재판은 법에 의한 통치가 아닌 인민마음대로 결정되는 약식 행위일 뿐입니다




이렇게 되면 배트맨과 고든(기득권 기존 질서)의 거짓말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착한 거짓말로 정당화될 수 있고 이건 기득권의 부도덕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방식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대개 기득권의 부도덕이 국가 사회를 위한 대의라고 이유를 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거든요

고든은 "법은 족쇄가 된다 악당들에게 이용만 당할 뿐이다 자기 손을 더럽히는 친구가 있길 바란다"라고 블레이크에게 말합니다

여기서 자기 손을 더럽히는 친구는 배트맨을 말하는 듯합니다 즉 배트맨이 대중을 속인 것을 합리화하는 말이죠

이것도 자칫 지배층의 불법이나 부도덕을 사회질서유지라는 명목으로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즉 사회질서, 가치를 위한 보이지 않는 검은 손의 합리화입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 손이 더러워 보입니다"라고 대중을 속인 고든을 비난하던 블레이크는 또 다른 배트맨이 됩니다 그가 로빈입니다

대중은 베인의 선동에 넘어가 폭도가 될 뿐이고 그들을 막는 건 기존의 질서를 수호하는 배트맨과 경찰들입니다


이렇게 보면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대단히 극우적인 영화가 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의도가 미국적 가치와 기존 질서의 유지를 위해 대중의 힘을 폄하하기 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명확지 않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이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나는 베인과 미란다가 그들의 목적(고담 시의 멸망)을 위해 계급 간의 갈등을 이용한 것이라고 이해하고는 싶습니다 

대중의 집단지성의 무시와 국가 사회적 질서 가치를 위한 권력층의 불법 부도덕의 합리화는 전근대적인 생각일 겁니다 그것도 엘리트 의식에서 나온 생각일 뿐입니다

물론 베인과 미란다의 혁명은 목적도 방식도 잘못된 슈퍼히어로 영화 속의 절대 악인 폭동에 불과한 것이겠지만 그 밑에 깔린 정확한 감독의 사상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크리스토포 놀란 감독 영화는 <다크나이크> <다크나이트 라이즈> <덩케르크> 3개를 본 것 같습니다 (그 외 내가 놀란 감독의 영화인지 모르고 본 영화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이 세 영화를 보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강한 보수주의적 성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기가 꽤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선호하는 취향의 감독은 아닙니다

세 영화는 영화의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볼만한 영화이지만 보고 나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느껴지면 그리 깔끔한 느낌이 남진 않았습니다

<다크 아니트 라이즈>에서도 마지막 웨인의 묘지앞에서 메세지를 읽는 고든이 나옵니다

"내가 구한 생명들, 평화롭고 유능하고 풍요로우며 행복한 생명들, 내가 그들에게 가져다 준 성역이 보입니다 그 성역은 우리의 자손과 다음 세대의 가슴속까지 이르게 될 것입니다"
 
이 대사에 이 영화의 보수적 가치지향이 담겨 있다고 보입니다 



기존의 사회질서 다시말하면 자본주의, 미국적 가치를 지켜냈고 그 미국적 가치(성역)는 자손과 다음 세대까지 계속이어지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영화는 슈퍼 히어로물로 선과 악의 개념으로 보면 볼만했던 영화입니다

<다크나이트>의 제작비 1억 8500만 달러와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제작비 2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2900억 진짜 억 소리 나네요) 비교해봐도 알 수 있듯이 액션이 더 강화되어 눈요기는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맨몸액션은 상당히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흥행도 전작의 후광도 작용했겠지만 7천만 달러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기존의 히어로물의 공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신선함에 있어서는 전작인 <다크나이트>보다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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