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한국 스릴러 영화 추천에 <세븐 데이즈>가 있더군요 포스터는 많이 봤던 것 같은데 영화는 안 봤던 영화더군요
한국 스릴러 영화의 수작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미드 스타일이라는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내가 보기에는 이 영화는 난해한 부분이 있다거나 추가적인 해석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어쩌면 그만큼 대중성을 높다고 할 수 있겠네요
초반부의 갑작스러운 전개(거의 점프 컷)도 그런 의미에서 완성도에서는 분명 지적받을 것 같은데 비슷한 다른 영화에서의 틀에 박힌 전개이므로 생략해버려도 따라가는 데는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오히려 극의 전개 속도를 빨리하여 지루함을 없애 대중성을 높였다고도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 영화는 처음 오프닝부터해서 스릴러 영화에서 많이 본 듯한 기법들을 여러 가지 사용합니다 2007년도 영화라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고 오늘 날에 보기에 세련된 느낌은 아닙니다 영화의 구성은 납치물 + 법정물의 혼합에 마지막 반전입니다 여주의 직업이 변호사로 설정하여 나름 납치물과 법정물을 잘 혼합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신선했던 건 마지막 반전입니다 피해자 가족의 사적 복수라는 것은 이미 다른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지만 사형선고를 받은 가해자를 무죄로 석방시켜 더 고통스럽게 죽인다는 설정이 신선라기도 하고 다분히 한국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피해자의 사적 복수를 다룬 영화가 <내가 살인범이다>가 있었죠 이런 결말과 반전은 전통적 한국의 정서 중 하나로 꼽히는 '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구성과 반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스릴러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진 않는 것 같더군요 <세븐 데이즈>에 깔린 기본 정서는 모성애입니다 여성의 특성을 묘사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첫 번째가 모성애죠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이런 식이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모성애의 강력함을 강조하지만 아름답거나 숭고하게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여주인 유지연의 모성애가 영화의 시작이라면 피해자의 어머니 한숙희의 모성애가 영화 끝입니다 두 여성의 모성애는 법치주의, 정의를 넘어선 감정으로 보입니다 유지연은 딸 은영을 살리기 위해 범인의 목격자의 죽음을 방치하려고 하죠 심지어 다른 사람들조차 막아섭니다 또한 정철진이 진범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무죄로 석방되는 것을 방치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변론에서는 증거인 해라를 없애려고도 했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사실 나쁜 놈은 맞지만 강상만과 강지원은 살인범은 아닙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네요 또한가지 모성애뿐만 아니라 부성애도 나오는데 바로 강상만이 아들 강지원이 살인범인 줄 알고 사체를 유기하는 장면이죠 사실 변호사인 유지연은 영화 초반에 조폭 두목의 재판에서 무죄를 이끌어 냅니다 하지만 조폭 두목은 "내가 무죄라고 생각해?"라고 묻죠 유지연이 조폭 두목이 무죄라는 확신에서 재판에서 이긴 건지 직업의식이 투철해서 이긴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피해자 장혜진의 어머니인 한숙희는 정철진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아도 한이 풀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은영이의 납치와 사적 복수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진범이 아닌 강씨부자에게 누명을 쓰게 하죠 장혜진의 죽음에는 마약 강간 살인이라는 범죄가 얽혀 있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많은 스릴러영화와 마찬가지로 인간들의 감정과 욕망은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사실 모든 인간이 법대로만 산다면 상당수의 갈등은 없어질 것입니다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제한하기 위해 법을 만들지만 인간들은 법을 어기거나 어기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합니다 다른 많은 스릴러 영화와 <세븐 데이즈>의 차이점은 가장 숭고하다고 여겨지는 모성애, 부성애조차도 그런 경우라는 점입니다 즉 법으로 다 담아낼 수 없는 인간의 감정 욕망 그리고 거기서 오는 갈등입니다 <세븐 데이즈><내가 살인범이다> 그리고 일본영화 <고백>등 피해자 가족의 사적 복수극을 다룬 영화들은 법치주의와 정의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이런 의문이 모성애에서 비롯된 두 여성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이탈행위에 심정적으로 이해하고 심지어는 동조하는 감정을 갖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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