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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방불패 해석 결말 - 사람이 강호다 (1992년) 스포주의

by 올영 2019. 8. 17.

 

무협소설의 대가인 김용의 <소오강호>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 <소오강호>의 후속편격입니다

전편만한 후속편은 없다는 속설을 깬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소오강호>는 모르는 사람이 많아도 <동방불패>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기억에 남은 무협영화입니다 이후에 <동방불패2>가 제작되지만 이번에는 속설을 잘 지키더군요

 

<동방불패>는 세밀한 묘사보다는 빠른 전개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대중성이 강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살짝 편집이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거나 기법이 좀 옛날식이라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더군요

 

잔인한 장면이 꽤 있는데 특수효과 수준이 오늘날에 비하면 낮아 사실감이 떨어져 오히려 잔인하다는 느낌이 안들더군요 팔다리가 잘리고 머리가 뽑혀도 인형같았거든요

 

<동방불패>를 성정체성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성정체성보다는 남성용 판타지에 전통적 여성상이 혼합된 걸로 보았습니다

 

 

무협소설은 주독자층이 남성입니다 그리고 소설이 나온 시점과 영화가 제작된 시점을 고려하면 여성상이 현재와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동방불패>에서는 다른 김용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일부다처제입니다 남주 한 명에 여러 아름다운 여성의 구도입니다

이건 <꽃보다 남자>같은 한때 유행했던 인터넷소설을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런 경우는 일처다부제라고 할까

 

<동방불패>에는 주요한 두 명의 여성과 남성성을 잃고 여성이 되고자 하는 한 명이 나옵니다

 

사매인 악령산은 남성들에게 여성으로서의 인정을 못 받습니다 악령산은 남성들에게 여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머리 스타일을 바꾸거나 화장을 하는데 그 과정을 코믹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녀가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은 영호충을 사모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자인 악령산은 절벽에 남겨두고 술병을 찾으러 가는 장면부터 해서 마지막 임영영과 헤어지는 장면에서의 영호충과 악령산의 투닥거림은 악령산의 캐릭터가 이 영화의 개그 담당인 것처럼 보이더군요

 

사실 악령산역을 맡은 이가흔이 상당한 미모의 소유자라 영화 속 설정하고는 맞지 않는 듯하더군요 여러 남자가 쫓아다닐 것 같은데

 

아무튼 남성들에게 여성의 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여성은 개그 담당이 되버린 느낌입니다

 

두 번째 여성은 일월신교의 단주 임영영입니다 자신을 떠난 영호충을 기다리는 임영영을 보고 남봉황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한낱 여자라는 것을 알아야지"라고 말하죠 이 대사가 이 영화의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더군요

 

임영영은 운명을 개척하기보다는 운명에 순응하는 여성상입니다 물론 전반부의 그녀의 상황이 그럴만하지만 아버지인 임아행이 권력을 되찾은 후에도 영호충을 따라가지 않죠 아버지와 운명에 즉 순응하는 여성상인거죠

 

동방불패는 규화보전을 익혀 최절정의 고수가 되어 한족을 물리치고 묘족이 지배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하지만 환관이 만들었다는 규화보전을 익히기 위해서는 거세를 해야 하고 동방불패는 점점 남성성을 잃고 여성화되어가죠

 

원작인 소설에서도 여성화가 되면서 야망을 잃고 여자로서의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고 나오더군요 영화에서는 영호충에 대한 사모로 손에 정을 두었다가 영호충의 검에 찔리게 되고 결국 죽게 됩니다

 

동방불패의 실패는 바로 남성성을 잃고 여성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남성의 야망은 천하를 다투는 일이고 여성의 꿈은 남자의 사랑을 받는 것이 되는 거죠

 

물론 원작 소설을 반영한 이유도 있을 것이고 1992년도에 개봉한 영화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남성상을 대표하는 영호충은 술과 여자를 좋아하죠 영웅호색이라고 했던가

 

 

이 영화에서 더욱 빛나는 것은 세계관같습니다

 

영호충과 화산파제자들은 강호를 떠나 우배산으로 가려하죠 일종의 도교사상의 영향인 것 같은데 화산파제자들이 동방불패에게 죽임을 당하고 임아행이 영호충에게 복수를 충동질하기 위해 한말이 바로 "사람이 강호이다"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강호를 떠나겠다는 영호충과 화산파제자들을 보면서 세상이 강호와 본질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임아행의 대사를 통해 이 영화와 나의 생각이 일치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 은혜와 원한이 있으니 피한다고 피할 수 없는 거죠

 

우배산으로 간들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영호충에게 어떤 갈등도 없겠는가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동방불패라는 악을 제거하니 또 다른 임아행이라는 악이 등장하고 세상은 다시 수레바퀴처럼 원한으로 돌고 돕니다

 

임아행의 흡성대법이라는 무공은 상대의 내공을 빨아먹는 무공입니다 영화속에서는 내공만이 아니라 모든 걸 다 빨아들이더군요

어찌 보면 다른 인간의 모든 것을 빨아먹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더군요

 

영호충은 임아행의 추격을 염려해 우배산이 아닌 적으로 싸웠던 낭인들의 나라 일본으로 가게 됩니다 알다시피 사무라이시대의 일본이란 강호못지 않은 곳이죠

 

결국 인간은 필연적으로 고뇌 갈등 원한 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듯하더군요

인간사 서로 상처도 주고 사랑도 하고 돕기도 하고 배신도 하고 권력욕에 눈이 멀기도 하는 거겠죠

희로애락이 있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동방불패>외에 홍콩무협영화중에 인상깊게 본 영화가 <서극의 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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