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영화 <흥부>는 흥부전과 조선시대의 민중봉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흥부전>과의 연계성은 별로 없고 민중봉기영화라고 봐야 할 듯하더군요
민중들이 궁궐로 쳐들어가는 장면에서 광화문이 나오는 장면은 촛불집회를 연상시키거나 연계시켜 감성을 자극하려는 의도로도 보입니다
영화 속에서 언급되는 홍경래의 난 같은 경우도 전반기에는 지역 권력을 갖고 있던 향임이나 재물을 갖고 있던 상인이 주도 세력이었지만 후반기로 가면서 농민 중심의 봉기 형태를 띠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정감록은 <퇴마록>에서 처음 알았었는데 이씨를 무너뜨리고 정씨가 나라를 세운다는 내용이 있다고 하더군요 따라서 조정에서는 금서였지만 민간에서 널리 읽혔다고 합니다
19세기 농민운동의 바이블이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널리 알려진 <흥부전>을 민중봉기와 결합하려는 시도는 의미있었지만 그 연계성이 부족해 보이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의 완성도가 상당히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한국 영화의 흥행공식으로 '전반부는 웃기고 후반부에 울리면 된다'라고 어느 감독이 말했다고 합니다
영화 <흥부>도 이런 공식을 따르고 있는데 전반부는 웃기지 못하고 후반부에서의 울림도 약해보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를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고 무언가에 쫓기듯 뚝뚝 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가령 조향리가 연흥부가 찾아와 궁에서 흥부가를 할 때 박을 터뜨리는 순간 모반을 하라는 제안에 쉽게 받아들이는데 이전에 조향리가 역모를 계획했다거나 꿈꿨다는 것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연출도 상당히 작위적인 장면도 꽤 있는데 민중과 관군이 대치하는 장면에서 연흥부가 나와 일장연설을 하자 관군들이 무기를 내려놓는 장면은 감동적인게 아니라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액션씬도 그렇고 주요인물의 최후도 왠지 정성이 안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그다지 좋다고 느낄 수는 없더군요
조근현 감독의 이력을 살펴보니 2012년 <26년>부터 <흥부>까지 5편의 감독을 하였고 그 이전에는 미술이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였더군요 다른 영화들은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고 못 봤는지라 평가할 수 없지만 <흥부>만 놓고 보면 정성이 부족했거나 연출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이 영화는 영화 자체보다 김주혁의 유작이라든가 조근현 감독의 성희롱 논란으로 더 유명한 것 같더군요 그쪽 동네에서는 사실 오래된 적폐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뉴스 기사가 사실이라면 그래도 감독이라는 자가 그런 말을 대놓고 한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도 뻔뻔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가 그런 말을 대놓고 할 수 있었던 그 환경이 더 큰 문제입니다
여자좋아하는 거야 어쩔 수 없다쳐도 작품에 좀 더 정성을 쏟았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의 결말은 연흥부는 조향리를 부추겨 역모를 꾀하게 하고 (일단 영화 속에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조향리가 역모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안 나오거든요) 사적 보수에 성공합니다 물론 조향리가 권력에 눈이 멀어 백성을 핍박하고 동생인 조혁을 죽이는 등 권력형 탐관오리라는 것은 사실이기도 하니 민중봉기의 승리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영화 속 민중봉기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헌종 시대에도 안동 김씨에 의한 세도정치는 계속되었고 쿠키영상식으로 강화도 도령으로 불리던 철종 시대 <놀부 - 민중의 수호자>가 나오며 후속편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좌절하지 않은 민중저항의 연속성 지속성 그리고 그 정신이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자 한 의도 같은데 완성도에서의 결함으로 흥행에 참패하여 후속편이 나올지는 미지수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이래저래 성난 제비가 호박씨가 아닌 쪽박씨를 물고 온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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