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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결말 해석- 난 과제가 싫어요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1. 18.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과정의 나의 심리상태의 변화부터 살펴보니 또 기억상실인가라는 실망감 존속살인에서는 약간의 불쾌감 중간에 조금 지루함 그래도 스릴러는 끝까지 가야지 반전이 중요하니깐 마지막엔 결국 2시간의 기다림이 치매노인의 망상일 수 있겠네라는 허탈감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과제 받은 학생 기분?

<살인자의 기억법>은 기억상실에 악과 악의 대결, 현실과 망상을 뒤섞어 놓았습니다

하나하나 보면 새로울 것이 없지만 세 가지를 뒤섞어 놓아 나름 새로움을 추구한 듯합니다

존속살인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이라는 단위의 해체인지라 나도 모르게 거부감이 생긴 듯합니다 물론 영화는 그것도 다 계산해 넣은 것이겠지만요
 

 

 


어린 시절의 충격이 연쇄 살인마를 만들었다는 설정이고 김병수가 딸 은희를 살해하려고 하는 이야기이므로 (난 그렇게 이해했음) 연결성이 있고 충격적이긴 하지만 거부감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더군요

전체적인 이야기가 김병수와 민태주가 은희를 두고 벌이는 대결구도라 단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계속 김병수의 알츠하이머상태를 이용해 관객을 헷갈리게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릴러는 반전이지요 끝까지 가야지

 



그리고 결말입니다 감독이 열린 결말을 애당초 의도해서 여러 해석이 나오는 듯합니다
일단 민태주가 실존하는가 하는 건데 내가 이해하기는 처음에는  민태주가  김병수를 의심해서 접근하고 김병수는 그런 민태주가 연쇄살인마라고  믿고 자신의 죄를 뒤집어 씌우는 즉 자신의 죄를 심리적으로 그런 식으로 면피하고자 하는 치매노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니 내 추측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갑자기 민태주의 머리 일부분을 분리될 때 '이거 SF로 가는 건가' 생각하면서 민태주를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의 인간이라면 불가능한 설정이죠
아마 이건 민태주가 김병수의 뇌의 일부분이라는 암시일 수도 있고요

아마도 감독의 의도는 민태주는 살인마 김병수의 살인마 자아의 각성인 것 같습니다

'원하는 게 머야' '너가 내가 되고 내가 너가 되는 것'
'차라리 날 죽여' '내가 살 때까지는 살아야지'

 

 



이런 김병수와 민태주의 대사도 그런 암시라고 이해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7년간 살인을 하지 않고 있던 즉 치매로 살인 본능을 잊고 있던 김병수는 (어쩌면 계속 살인을 해왔는데 기억 못 하는 걸 수도 있고 ) 어떤 이유에선지 살인마의 본능이 되살아 나고 있는 듯하더군요

그리고 그는 자신의 친딸이 아닌 은희에 대해 살의를 품기 시작합니다
영화에서는 은희에 대해 왜 살의를 품는지 구체적 설명은 안 나옵니다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키운 정이라는 것이 있고 은희는 자신을 친아빠로 여기고 정성을 다하니 김병수의 살인 본능과 이를 거부하는 자아가 분열되어 민태주가 나타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쯤에 침대에 누워있는 김병수와 검사 장면이 나오는데 검사가 김병수의 일기를 프린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일기 내용을 보여주는데 '내가 은희를 살해할 수도 있다' '민태주가 은희를 미끼로 나에게 접근했다'라는 글이 나오지요

영화는 또 한번 헷갈리게 하는데 검사가 왜 민태주 순경을 죽였냐고 물어보는 장면입니다

 

 



이건 김병수가 민태주라는 가공의 인물에 대한 진술을 하였고 이를 확인하는 질문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결말은 김병수가 자살하러다가 경련일어나고 터널씬으로 넘어가는데 터널씬은 김병수의 무의식세계라고 생각했습니다
'너 기억을 믿지 마라 민태주는 살아있다' 이 말은 그의 무의식세계에 살인본능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았습니다
 

 


해석이야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정답은 없고 있을 필요도 없죠 그렇게 관객들이 자기만의 해석을 하다가 가장 그럴 듯한 것으로 모아지겠지요 바로 그 논란이 이 영화가 노리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게 또한 감독의 의도이기도 하고요

감독의 의도가 너무 노골적인 것 같아 거부감이 생기더군요
다른 흥미요소나 철학이나 특별한 메시지가 없는 것 같은 (물론 이것도 주관적인 한계일 수 도 있고요) 이 영화의 의도는 관객을 헷갈리게 하는 데만 치중하는 것 같았거든요
이렇게 해석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켜 일정 부분 대중성은 포기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이더군요

고등학생한테 대딩 과제를 내주는 격이라고나 할까


물론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이걸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관객 중에도 이런 식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요

감독판도 나온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과제'를 하고 싶진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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