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퍼펙트 겟어웨이>는 반전 스릴러 영화입니다
애당초 생존을 위한 추격전과 액션을 예상했는데 그런 부분은 상대적으로 적고 심리극의 흐름이 더 많은 듯합니다
간략한 줄거리는 결혼을 한 클리프와 시드니는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갑니다 낯선 하와이에서 낯선 두 커플을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신혼부부 살인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클리프와 시드니는 낯선 두 커플을 점점 의심하게 되고 영화는 숨겨 둔 반전을 보여줍니다
초반의 결혼과 하와이로의 신혼여행 등 유쾌하고 밝은 분위기가 오히려 스릴러 영화의 기대감을 고조 시키더군요
소설 <운수좋은 날>처럼 대개 이런 분위기는 급반전되기 마련이었거든요
낯선 곳에서 낯선 존재에 대한 위험성 경계심이 공포의 근원 중에 하나라고 하더군요
이 영화는 전반부까지 클리프와 시드니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하와이는 낯선 곳이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낯선 존재이지만 하와이의 입장에서 보면 클리프와 시드니도 낯선 존재입니다
이 영화는 이렇게 관점 중심의 이야기 구조를 뒤틀고 있습니다
스릴러와 반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사실 클리프나 시드니를 의심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둘 다 범인일 줄은 예상 못했네요
이렇게 영화는 관객을 속이기에 열중합니다
결국 클리프와 시드니는 사람을 죽이고 (클리프의 대사에도 나오는데 백 명은 될 듯) 희생자들의 삶을 살아갑니다
영화는 클리프와 시드니 단둘이 있는 경우도 그들이 희생자의 역할에 충실했던 부분만을 선별적으로 보여주어 관객을 속이죠
이렇게 선별적으로 보여진 클리프와 시드니는 마치 관객이 있는 양 연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클리프는 "우리가 안 보는 동안은 세상이 멈춰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해변가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는 "한심한 녀석들"이라고 하죠
이 말은 관객을 비웃는 대사처럼 보이더군요 영화 속에서 안 보여 준 시간은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다른 일이 있다는 말이고 영화에서 주는 정보만을 가지고 범인을 찾으러고 하는 관객이 한심하다는 것이죠
영화의 후반부에 가서 클리프와 시드니의 정체가 드러난 후 보통의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닉과 지나의 관점에서 영화는 진행됩니다
이런 식의 관객을 속이는 방식에 생각나는 것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입니다
이 소설에서 '나' 즉 화자가 범인이었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다음으로 자신의 좋은 작품으로 꼽기도 하였다고 하더군요
이 소설은 '반칙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작가가 독자와 정당한 방식으로 게임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이죠
이런 논란에 피에르 바야르는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라는 저서에서 아가사 크리스티가 독자를 속이는 방식 즉 '생략'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진실을 말하지만 모든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런 부분이 <퍼펙트 겟어웨이>의 방식과 비슷한다고 느꼈지만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에서 화자이자 범인인 제퍼스는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말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단지 '생략'만을 통해 사건의 진행을 말하고 있을 뿐이라는 거죠
하지만 <퍼펙트 겟어웨이>는 클리프와 시드니가 피해자 입장에서 연기를 하는 모습으로 주위의 사람들을 의심하는 것만 관객에게 보여주죠
영화는 관객을 속여 충격을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하더군요 이건 마치 반전에 집착하여 먹이사슬같은 지속적인 반전만을 보여주던 <와일드 씽>이 연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내가 <퍼펙트 겟어웨이>를 보고 나서 반전에 충격과 놀라움보다는 황당함과 배신감이 좀 더 크게 느껴진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영화의 새로운 시도는 좋고 언제나 환영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에는 평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퍼펙트 겟어웨이>가 제2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효과를 누리지 못한 이유이기도 한 듯하더군요
최소한의 매너를 안지켰다고나 할까?
높은 평가를 주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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