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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구를 지켜라 해석 결말 줄거리까지 - 그러다 다 죽어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1. 3.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

 

이 영화는 오래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신선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당시의 한국 영화의 트렌드와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도의 영화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지금 다시 봐도 신선하니 아직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가 봅니다

이 영화의 흥행 실패는 포스터 때문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일주일 만에 73182명의 관객 수로 극장에서 내려졌다고 합니다

포스터와는 다르게 코미디 아닙니다 SF 스릴러입니다 영화의 특색보다는 트렌드인 코미디를 강조하여 관심받고 싶었나 봅니다




이 영화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는 외계문명기원설 또는 외계인에 의한 인류기원설입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가 바로 이런 가설을 바탕에 두고 만들어진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미스터리에 관심이 있던 때에 이런 가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책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를 지켜라'라는 말 자체가 어린 시절 특히 남자아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음직한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 만화 <20세기 소년>을 보고 20세기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은 나만은 아닐 것입니다


 

 줄거리는 어린 시절부터 불행한 삶을 살아온 병구는 자신을 사랑하는 순이와 함께 자신이 일했던 유제화학의 사장인 강만식을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납치합니다

온갖 고문을 가해 강만식에게 외계인임을 자백하고 안드로이드 왕자를 만나게 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경찰청장의 사위이기도 한 강만식이 납치되자 경찰은 수사에 나서는데 추형사는 사건 현장에서 임페타민이라는 우울증 치료제를 발견하고 약품 도난 신고의 병원들을 조사하다 식물인간인 병구의 어머니를 발견합니다 

그는 병구을 강하게 의심하고 병구의 산속의 집(아지트)로 찾아갑니다


병구는 자신을 괴롭혀 온 사람들을 살해하고 강만식을 납치한 사실을 추형사가 알아차리자 추형사도 살해하여 애완견의 먹이로 줍니다

추형사를 신봉하던 김형사는 신문기사 사진의 병구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조사를 하다 그가 범인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다른 형사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자 혼자 병구의 아지트로 찾아간 김형사도 병구와 순이에 의해 생포됩니다

병구가 김형사를 죽이려고 하자 강만식은 자신이 외계인이고 인류에 대한 실험 중이라고 말합니다

강만식은 병구와 순이와 함께 강릉공장으로 안드로이드 행성의 왕자와 교신하기 위해 갑니다

강만식은 교신하는 척하다 순이를 죽이고 병구와의 결투 끝에 죽을 위험에 처하지만 뒤따라 온 김형사가 병구를 사살합니다

여기서 반전이라면 반전인데 강만식은 자신의 우주선으로 돌아가고(강만식이 안드로이드 행성의 왕자입니다) 인류에 대한 실험은 실패했고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지구를 산산조각 냅니다

이 영화에도 몇 가지 차용된 오마주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병구의 아지트에는 마네킹 많이 있는데 <블레이드 러너>에서 데커드가 복제인간인 조라를 사살하는 장면의 마네킹이 생각나더군요

조라가 인간을 닮은 마네킹처럼 복제인간이었다면 강만식도 인간과 비슷하지만 인간이 아닌 외계인이라는 암시가 됩니다 심지어 마네킹의 블라우스도 입습니다

순이가 김형사를 제압하는 장면도 <블레이드 러너>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고 유인원과 뼈다귀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오마주인 것 같습니다

<지구를 지켜라>는 트렌드에서 벗어난 소재와 결말을 다루고 있지만 트렌드인 계급투쟁적 암시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장인 강만식과 노동자인 병구의 대립과 지배층에 의해 피지배층의 삶이 억압받는다는 구도입니다 이건 일종의 음모론이기도 하고요

꽤 알려진 진보인사가 이 영화의 이런 속성을 강조하여 해석하더군요
인정하지만 어느 부분을 더 크게 보는가는  누구나 자신만의 색안경을 갖고 있는 듯합니다

지구 전체로 보면 인류는 지구 또는 자연을 파괴하는 강만식의 말대로 기생충(요새 본의 아니게 기생충이 유명해졌더군요)이고 <매트릭스>의 스미스의 말대로 바이러스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개인간 계층간 국가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서로 잡아먹는 그런 암적인 존재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색안경이겠지만)


강만식의 인류에 대한 실험은 인류의 유전자적 공격성을 제거할 수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들이 타고난 이기심을 버리고 상대를 짓밟으려고 하는 공격성을 버리고 화합하며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거죠

강만식은 병구의 일기장을 보며 병구의 불행했던 인생을 알고 오열하는데 그건 병구에 대한 동정심만은 아닐 것입니다 인류에 대한 희망이 없음에 대한 오열일 것입니다

 

 또 다른 실험체인 병구는 자신의 불행한 삶에 대한 원인을 외부로 돌리고 용서나 화해 희망이 아니라 증오 분노 복수 공격성만을 보여주며 스스로를 파괴해 갑니다

이것도 강만식에게는 인류가 스스로 자생할 가능성이 없는 존재로 보일 뿐이였을 겁니다

바비인형이 어린 소녀들의 인형이라면 순이의 바비인형도 어린 시절의 순수성에 대한 상징일 수 있습니다
이건 '지구를 지켜라'라는 어찌 보면 어린아이 수준의 발상을 하는 병구의 모습과 비슷하기도 합니다




영화의 엔딩에 지구가 산산조각난 후 TV 브라운관 속에서의 어린 병구의 행복한 모습은 인간의 순수성에 대한 갈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지구를 지키는 방법은 인간의 이기심 분노 증오 공격성은 아닌 듯합니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누구 말대로 "큰일 났네 그러다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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