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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드시 잡는다 해석 결말 약간의 줄거리 (2017년)- 어르신 스릴러물(스포주의)

by 올영 2018. 12. 25.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포스터만 보고 아무 사전 정보 없이 봤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어르신 스릴러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포스터에도 어르신이나 노인에 대한 말은 없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인 노인이 주인공이라면 홍보에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전체적으로 개연성이나 완성도로 보지 않고 오락영화로서 보면 괜찮았습니다

원작은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라고 합니다



어르신들의 스릴러물이라는 것이 새로워서 좋았고 백윤식의 연기 변신(?)이 인상 깊었습니다 내 기억에는 백윤식은 항상 카리스마가 있거나 상류층의 역으로 나온 것만 남아있었거든요

서민형 노인역의 변신이 이전의 이미지와 자연히 비교되어 웃기기도 했습니다

노인들의 이야기라면 자연히 노인들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입니다

심덕수(백윤식)는 세 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월세를 받으러 다니며 돈만 밝히는 괴팍한 노인으로 소문납니다

하지만 205호에 세 들어 사는 지은은 심덕수에게 말하죠

"월세 때문에 쫓아낸 적 없잖아요 할아버지 말은 거칠게 하셔도 나쁘신 분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이 말에는 심덕수 즉 노인들의 정, 내리사랑같은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사람에게는 내리사랑이 있거든요 오르는 사랑이라는 말은 없는거보니 내리사랑이 더 큰가 봅니다




그리고 젊은 세대가 모르는 그들 시대의 '정'문화라는 것도 있습니다

나도 잘 이해는 안가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 정서가 '한'과 '정'이라고 하죠

한 노인이 혼자 죽은 채로 발견되자 심덕수는 이순경에게 이렇게 말하죠

"갈 사람은 얼른 가줘야지 애국이 별거든가"

냉정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이 말에는 심덕수가 노인으로서의 무력감 세상에 짐이 될 수도 있다는 미안함마저 느껴지더군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혼자 남게 된 심덕수는 한숨을 쉬고 자신의 건물에 세 들어 사는 허리가 아픈 최형사(노인)를 찾아갑니다

최형사에게 가끔 지나가다 자신의 집을 들여다봐달라는 심덕수는 "남들에게 추한 꼴 보이고 싶지가 않아서 그래"



독거노인인 심덕수는 고독사한 후 구더기나 파리가 꼬이는 추한 모습을 염려한 말입니다 그의 이 말에도 죽어서도 세상에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심덕수가 전직 형사 박평달의 등장으로 변하게 됩니다

노인들의 죽음이 자연사나 사고사가 아닌 연쇄살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납치된 지은이 찾기 위해 박평달과 범인을 추적해 갑니다

그리고 연쇄살인범과 지은을 찾는 과정은 두 사람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너(심덕수)는 이 지역을 잘알고 나는(박평달) 그놈을 잘지"

30년 전의 연쇄살인사건과 똑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하므로 30년의 사건을 조사한 박평달의 경험과 촉이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가 됩니다



박평달은 한눈에 나정혁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보는데 그건 잠깐 마스크를 한 나정혁을 30년전에 본 경험과 오랜 형사 생활의 촉이었죠

이건 우리가 인터넷을 뒤져봐도 발견할 수 없는 노인들의 경험과 오랜 삶에서 오는 촉이나 감 다른 말로는 지혜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금은 억지스럽다는 느낌도 나긴하지만 정보화 시대에 소외된 계층인 노인들의 사회적 가치를 말해주고 싶은 듯하더군요


심덕수는 노인의 몸으로 지나치게 용감히 단독으로 범인을 찾아가거나 범인에 맞섭니다

"참 겁 없어"

나정혁을 혼자 찾아갔다가 오히려 당한 심덕수를 보고 나정혁이 한 말입니다 동의합니다

사실 심덕수는 무모한거죠 노인의 몸으로 범인과 맞선다는 것도 그렇고 자신이 당하면 범인은 영원히 못 잡을 수도 있거든요

박평달은 동네 양아치들을 멋지게 때려눕히기도 하고 맨 마지막 심덕수 박평달 나정혁 세 어르신의 격투씬도 나옵니다



이런 것들은 기존의 스릴러물의 공식이기도 하지만 영화가 노인들이 신체적으로 무력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 하더군요

30년전 나정혁의 연쇄살인사건을 모방한 배두식은 자신을 잡으러 온 심덕수를 폭행하며 말합니다

"이 나라 노인네들은 예의 매너가 없어"

이거 보니깐 세대 간의 갈등이 떠오르더라고요 탄핵정국 때 있었던 세대 간의 갈등도 생각이 나더군요

노인세대가 매너 예의가 없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도 살아온 환경의 차이일 것입니다

한국은 사회가 급속한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겪으면서 세대 간의 의식의 차이가 더 클 것입니다 예전 세대에서는 허용된 것이 지금 세대에서는 허용 안되는 것들도 있겠죠

이 영화에는 심덕수 김지은 그리고 살해된 독거노인들등 전체적으로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사람들만 나옵니다

우리 사회가 점점 일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죠 이런 추세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던 듯하더군요

이 영화의 맨 마지막은 심덕수 김지은 민영숙 세 사람이 심덕수의 병실에서 웃으며 끝납니다 즉 가족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죠

이 영화를 보면서 민영숙이 30년전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이고 죽지 않기 위해 살인자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부분은 <살인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우연성과 개연성부족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고정된 젠더역할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완성도는 좀 부족한 코믹오락영화라는 건 동의합니다



젊은 남자가 노인으로 바뀌었을 뿐 남자는 가해자인자 보호자이고 여자는 피해자이자 약자라는 고정된 젠더역할은 그대로라는 지적입니다

이 영화가 노인들의 기살리기, 세대간의 화합과 이해를 지향하고 있어 여성배려가 부족했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근래에는 센언니 슈퍼우먼이 나와야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미난 건 <오펀 천사의 비밀>에 대해 어떤 평론가가 모성애를 강조하고 남성을 찌질하게 그렸다고 비판했다는 점입니다

젊은 여성을 심덕수, 박평달의 노인들이 구한다는 점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젊은 여성인 지은과 심덕수는 남녀관계가 아닌 부녀지간같은 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한 내리사랑의 모습이기도 하고 영화에서 여성을 묘사할 때 흔하게 나오는 모성애와 마찬가지로 부성애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정혁은 여자를 납치해서 모든 신경을 끊어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고 말도 못하고 하고 같이 사는데 온갖 수발은 다 들어야 합니다 왜 그렇게 살지? 젊은 김지은을 납치한 이유가 현재의 아내 (예전에 납치란 여성)처럼 만들어 아내를 대체하겠다는 건데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여자 수발들며 왜 사는지 모르겠더군요

박평달이 전반부에서는 멀쩡하다가 갑자기 중간점부터 치매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후반부 내내 치매상태입니다 후반부에는 줄곧 심덕수를 최형사라고 부르더군요

이걸 반전이라고 넣은 것 같은데 전반부 후반부로 나눌 것이 아니라 정신이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설정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세월은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도 늙을 것입니다 영화의 완성도와 젠더역할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때 우리 사회의 주역이었고 지금도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인 어르신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오락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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