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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 열차 해석 결말 - 창조를 위한 파괴 (2013년)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2. 23.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설국열차>는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를 원작으로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라고 합니다

 

원작에서 기본 설정만을 가져오고 내용은 다르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관객수는 935만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설국열차>는 이야기의 큰 줄기가 계급투쟁으로 보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계급투쟁으로 이해하는 사조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공산주의 이론이 나왔다고 합니다

 

대개 계급투쟁영화는 피지배자(꼬리칸)의 자각으로 투쟁은 시작됩니다

 

 

고려시대의 만적이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느냐"라고 외친것은 피지배자의 자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의 피지배자의 자각의 계기는 양갱속의 메세지가 됩니다

 

꼬리칸의 리더인 커티스는 설국열차의 운행자(권력자)인 윌포드를 죽이고 꼬리칸의 지도자인 길리엄을 대체자로 세우려고 합니다

 

그의 사고방식은 설국열차라는 시스템과 세계관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건 커티스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어차피 인간의 사고범위가 그가 살고 있는 세상을 넘어서기는 힘든 것일 테니까요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적인 예가 문화충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말도 안 통하는 남궁민수는 이단아입니다 그는 설국열차의 시스템을 벗어나려고 합니다

 

혁명에 성공하여 윌포드가 있는 엔진칸까지 도착한 커티스는 자신의 혁명이 개체수를 조절하는 시스템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던 길리엄은 윌포드의 협력자로서 설국열차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 축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건 혁명의 한계성과 권력관계에서 어떻게 권력에 의해 피지배자들이 관리되어지는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두군데가 있는데 첫째는 영화첫씬에서 지구온난화로 냉각제인 cw7를 살포하는 부분입니다 이건 매트릭스에서 태양열로 작동하는 기계들에게 치명상을 주기 위해 지구를 오염물질로 뒤덮은 부분과 비슷합니다

 

두번째는 바로 커티스와 윌포드가 만나는 부분입니다 레오와 아키텍트가 만나는 부분에서 커티스와 레오는 자신들이 시스템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길리엄과 오라클이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 축이라는 부분도 비슷하고요

 

남궁민수는 크노놀로 열차를 폭파시킵니다

그 후 열차는 탈선하고 살아남는 자는 남궁민수의 딸 요나와 흑인소년 티미입니다

 

결국 이 영화의 선택은 남궁민수의 계획대로 열차(시스템)밖으로 탈출하는 것입니다

 

즉 모든걸 파괴하고 새로운걸 창조한다는 방식입니다

 

 

 

마치 <아키라>에서의 네오도쿄를 파괴한다는 설정이 떠올랐습니다

<아키라>는 아마도 일본의 2차 세계대전에서의 핵폭탄의 충격이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핵폭탄의 파괴로 전쟁이 끝나고 일왕중심의 군국주의가 해체되고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가 탄생되었으니깐요

 

또한 인도의 파괴의 신 '시바'도 인도사람들이 추앙하는 3대 신중에 하나라고 하더군요

파괴를 한 후에 새로운 것이 창조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고 합니다

 

물론 <설국열차>에서의 창조를 위한 파괴의 방식 선택은 영화적 선택일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편이 더 극적이고 여운을 남길 수 있을 테니깐요

 

하지만 커티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윌포드는 그에게 지도자의 자리를 넘겨줄라고 했습니다

 

 

 

커티스도 잠시 망설이는 듯 했지만 아이들이 엔진속에서 부품을 대신하여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남궁민수의 파괴를 돕게 됩니다

 

이 부분은 자본주의가 산업혁명을 계기로 시작되었다는 점과 영화 <모던 타임즈>에서 인간이 기계 혹은 시스템의 일부분이 된 것을 비판했던 것을 연상시킵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이념의 영화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실칸에서의 윌포드 찬양 세뇌교육은 최소한 이 영화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보입니다

 

단지 권력과 시스템 그리고 계층화된 구조에 대한 비판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듯 합니다

 

 

 

만약 커티스가 지도자가 되어 설국열차의 시스템을 개혁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는 설국열차의 사람들을 설득하여 파괴가 아닌 방법으로 세상 밖으로 이끌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남궁민수의 파괴의 방식으로 살아남은 요나와 티미는 마치 노아의 방주에서 나온 새로운 아담과 이브처럼 새로운 인류를 시작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영화는 그런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듯합니다

북극곰을 발견한다는 것은 북극곰이 포식자 위치이므로 먹이사슬(생태계)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아무튼 파괴의 결과는 어떤 식이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요나와 티미에 의해 '창조'될 인류는 계급이 없는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까

 

인간의 본성이 그대로라면 가능할 거 같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계급투쟁은 대개 커티스방식이였습니다

그 시스템 내에서의 세력교체입니다  어차피 혁명세력의 사고방식도 그들의 세상에 한정되어 새로운 시스템의 대안이란 생각할 수 없었겠죠

 

간혹 성공한다해도 기득권의 꿀맛을 지킬뿐입니다

 

남궁민수식의 파괴방식은 영화속에서처럼 불확실한 미래가 될 수 있습니다

대안이 없는 파괴일 뿐이죠 

이건 마치 영화 첫부분에서 지구온난화의 혁신적인 해결책이라는 cw7가 지구를 얼어붙게 만들었던 위험을 내포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안이 성공하지는 않습니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나온 공산주의는 오히려 철저히 실패한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떤식의 혁명이 바람직한가는 그때그때 달라요 인것 같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창조를 위한 파괴는 생각보다 좋지 못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급진적이고 극단적인 방식은 대개 부작용을 수반하기 마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류는 이렇게 실패와 투쟁을 반복하며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향상되어 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인간자체가 결함투성이라 어떤 시스템도 완전하게 될 수는 없겠지만요

 

개인으로 볼때는 그 속도가 느려 속터질 지경이긴 합니다

사실 이건 일정부분 현재의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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