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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객 해석/평/결말 - 무인이라는 게 고작 이런거요? 스포주의

by 올영 2020. 11. 11.

 

<검객>은 광해군 + 인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칼액션영화입니다

 

한국영화에서 칼액션영화가 흔한 경우가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칼액션을 좋아해서 기대를 하고 봤던 영화입니다

 

내용은 그냥 예상대로 단순하고 전형적인 액션이고요

 

장혁 주연이고 악역 청나라 황족 구루타이역에 허리우드영화에도 출연한 인도네시아 국민배우(?)인 조타슬림이 출연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어를 못해 다른 배우들과는 다르게 후시녹음을 한 것 같더군요

 

줄거리는 광해군의 호위무사였던 태율이 인조반정이 후 세상을 등지고 딸과 산속에 숨어살다 속세에 나왔다가 딸이 청나라 황족 구루타이일행에게 납치되어 청나라로 끌어가게 되자 딸을 구출하기 위해 구루타이일행과 격투를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내용은 그렇다치고 기대를 했던 칼액션은 기대가 컸던 것인지 아님 눈높이 높아진 것인지 성에 안차더군요

 

최근 몇년간 칼액션다운 영화를 본 기억이 없는데 그나마 기억에 남은 영화가 일본영화 <바람의 검심>입니다

 

지금까지 시리즈로 3편이 나왔고 내년에 4편째가 나온다고 하네요

 

사실 <바람의 검심>을 봤는데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납니다 심지어 <검객>의 칼액션과 비교하고 싶어 <바람의 검심>을 찾아보니 한 2편정도 봤는지 알았는데 3편 다 봤더군요

 

기억에 남는 건 칼액션이 좋았다 정도였습니다

 

<바람의 검심>의 액션장면과 <검객>의 액션장면을 비교하니 역시 아쉬움이 남더군요

 

칼액션을 아마 처음 접한 건 홍콩의 무협영화였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홍콩무협영화의 액션보다 <바람의 검심>의 액션이 더 좋았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검도를 쬐금 알아서 검도를 기반으로 한 일본식 칼액션이 더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바람의 검심>의 액션장면만 다시 봤는데 일본영화특유의 손발오그라드는 대사도 나오고 일본배우들의 독특한 연기도 눈에 띄더군요

 

 

한국영화의 칼액션은 조금 애매한 위치인 것 같네요

 

어느 것은 무협영화같고 어느 것은 사무라이영화같기도 하고

 

그래서 한국칼액션만의 특징을 만들거나 아니면 이것저것 적당히 섞어 눈에 재미를 줄 수 있는 수준이 되도록 더 발전했으면 좋겠네요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캐릭터와 시대적 배경인 것 같습니다

 

조선의 무인 2명이 나오는데 태율과 민승호입니다

 

두 사람이 두번 대결을 하는데 시작은 항상 태율이 질문을 합니다

 

"무인이 고작 이런거요?"

 

"신념이라는 것이 이런거요?"

 

둘 다 무사이지만 태율은 초지일관 변하지 않지만 민승호는 두번의 변화를 합니다 그래서 태율은 그렇게 변하는 민승호를 책망하는 대사인 것 같습니다

 

보통 무인의 이상적인 전통적인 상은 주군과 혹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모습이죠 이것저것 재고 변하는 모습은 무인답지 않다는 이미지가 있죠

 

따라서 태율이 전통적인 이상적인 무사의 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변하지 않고 초지일관 광해군을 끝까지 지키려고 하고 눈까지 다치게 됩니다

 

광해군은 지키지 못했지만 광해군의 딸은 지키게 되면서 자신의 주군에 대한 충성을 완수하게 됩니다

 

반면에 민승호는 광해군의 호위무사였지만 인조반정에 참가합니다 광해군이 명나라의 요구로 파병한 조선군에게 청나라에 투항할 것을 명령한 것이 이유가 된 듯 나오기는 합니다

 

하지만 민승호는 또 한번 변화를 하는데 인조반정을 함께 했던 사대부에서 청나라 황족 구루타이에게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 이유가 사욕보다는 나라의 또 다른 환란을 피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나오는데 이런 결정을 하기 전에 갈등하는 장면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검을 겨누었던 광해군의 "백성의 목숨이 소중하다"는 말을 상기하죠

 

영화는 이렇게 두 무인의 캐릭터를 대조적으로 보여주어 두 캐릭터의 특징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나오는데 광해군, 인조반정, 명청교체기, 공녀, 화냥녀 이런 것들이 나옵니다

 

사실 공녀, 화냥년은 우리 역사에서 수치스런 부분이기도 합니다

 

공녀는 여자를 받치는 것이고 화냥년은 병자호란등으로 끌려갔다 돌아온 여성들을 비하하는 말입니다

 

명청교체기와 광해군은 근래의 미중 패권경쟁으로 인해서 일부 진보 또는 좌파쪽에서 많이 거론되는 역사이기도 합니다

 

조선의 여자들이 끌러가고 국제적으로는 청나라의 압박이 심하고 국내적으로는 이런 국제정세에 맞물려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나라와 왕 그리고 조선의 여자들 그리고 딸을 지켜야 하는 조선무사로서의 한계와 갈등등이 표현되고 있다고 봤습니다

 

민승호의 변화가 사욕으로 표현되지 않은 것은 자신의 힘만으로 이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은 결과라고 할 수 있고요 태율이 세상을 등지고 살았던 것(광해군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시력을 잃어간다는 것도 광해군을 지키지 못한 자신의 한계로 세상을 비켜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합니다

 

영화는 끝판왕까지 싹 다 해치운 아빠가 딸을 구하고 행복하게 끝납니다

 

그런데 왠지 해피엔딩치고는 그리 해피하지 않더군요

 

아마도 시력을 잃어가는 태율의 모습과 당시의 시대상이 가슴에 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쉽긴 하지만 칼액션 좋아하면 그러저럭 볼만한 칼액션영화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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