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은 관람객 34만명이네요
일단 장르는 호러에서 SF로 전환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호러로 끝까지 밀고 갔다면 관객이 좀 더 들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줄거리는 경성학교의 여학생들이 인간개조 실험체였고 그 대상자였던 주란이 폭주하여 복수한다는 내용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해석을 일제강점기에 대한 비판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허무맹랑한 해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단 열린 마음으로 등장인물들을 시대적 상황에 맞게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봤습니다
주란은 조국 또는 민족으로 연덕은 조선인 그리고 시즈코는 조선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는 거죠
시즈코(조선)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던 연덕(조선인)은 또 다른 시즈코가 경성학교에 오자 잘해주죠
연덕은 새로운 시즈코에게 "진짜 이름은?"이라고 묻습니다 일본이름이 아닌 진짜 이름 즉 조선이름을 묻고 있습니다 민족적 정체성이죠
고아인(조국을 잃은) 연덕은 갈 곳이 없어 달리기를 잘하면 도쿄로 유학보내준다는 경성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리고 도쿄라는 일제가 설정한 목표를 위해 열심히 운동하죠 하지만 도쿄는 마치 영화 <아일랜드>의 파라다이스인 아일랜드처럼 죽음일 뿐이죠
당시 조선인들은 조국을 잃고 갈 곳 없어 갈팡질팡하다 일제가 세워준 목표 즉 황국식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죠 하지만 그 끝은 세계 2차대전이라는 전쟁터였고 지금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는 위안부 성노예였습니다
주란은 연덕에게 묻습니다 "유카랑 도쿄갈 것 같은데 나랑 안 가도 괜찮아?"
연덕은 대답하지 못합니다 주란이 조국 또는 민족을 상징한다면 조국 민족을 버리고 황국식민이 되겠는가라는 물음이 되는 거죠
연덕은 줄곧 시스코의 행방불명에 의구심을 갖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려고 합니다 조선인은 일제의 통치에 의구심을 갖기도 하지만 애써 무시하며 따를 뿐인 거죠
주란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조선, 조국, 민족이 병을 앓고 있는 거죠 교장(친일파 혹은 일제)은 약을 줍니다 약을 먹은 주란은 일시적으로 병이 낫고 엄청난 운동신경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은 여지껏 일본극우들이 주장하는 일제에 의한 조선근대화론이 떠오릅니다 일제에 의해 조선이 근대화를 이루었다는 거죠
하지만 주란은 마루타처럼 일본제국주의 군대를 위한 생체실험 대상이었고 그 결말은 괴물과도 같은 존재가 됩니다
이런 주란을 보고 교장은 "아름답게 성장했다"라고 말하죠 이 말은 일제를 위해 사는 것이 아름답게 성장한 것이 됩니다
즉 일제의 의한 근대화란 일제를 위한 것이고 그 결말은 소위 대동아전쟁이 됩니다
의구심을 애써 무시하고 있던 연덕은 주란의 초인적인 운동신경에 놀라고 우연히 교장과 켄지의 말을 엿듣고 생체실험의 실상을 알게 됩니다
연덕(조선인)은 일제의 진면목을 알게 되고 조국인 주란과 도주한다는 것은 조국을 선택하는 것이 됩니다
바다를 꿈꾸던 주란과 연덕은 바다 대신 일제 군부대를 보게 되죠 일제 식민주의의 실상이자 결말입니다
교장은 일제에 적극 협력하지만 토사구팽을 당하죠 교장은 "지긋지긋한 조선을 벗어나 도쿄로 가고 싶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교장도 경성학교의 소녀들처럼 일제에 의해 이용만 당할 뿐입니다
또 다른 협력자인 교사는 벚꽃으로 수놓은 한반도위에서 수놓아지어 죽게 됩니다
영화 결말에서 초인적인 괴력으로 연덕과 소녀들의 복수를 한 주란은 쓰러져 있는 연덕에게 말합니다 "집에 가자"
이 말의 의미는 독립된 조국으로 돌아가자는 말처럼 들리더군요
이렇게 등장인물들을 각각 상징적인 것으로 대치하니 그럴듯하게 느껴지더군요 지나치게 주관적인 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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