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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얼 술래잡기 해석 결말 -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0. 31.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리얼 술래잡기>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여고딩 나오는 슬래셔 뮤비는 일본 영화에서 몇 개 봤던 것인데 호기심에 보지만 완주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그럼에도 이 영화는 먼가 다르다고 느껴져서 봤고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B급 영화라서 싼 티가 나고 배우들의 연기가 좀 부족한 것 같은 건 아쉽지만 B급 영화답게 신선함이 있고 메시지도 있더군요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하는데 내용은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말하면 페미니즘영화인 것 같습니다 

구성은 게임 즉 가상현실인데 이건 좀 올드한 느낌입니다 우리나라 영화 중 게임을 소재로 한 망작으로 꼽히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2002년도 작이라는 걸 고려하면 그러하죠

<리얼 술래잡기>에서는 세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고생, 결혼 그리고 마라톤입니다




 여고생의 짧은 교복과 속옷노출등을 보여주며 여성의 성적 대상화의 시작을 알려줍니다 페미니즘에서 결혼과 가정의 가부장적 요소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라톤은 왜지? 한 번에 이해가 안가더군요 마라톤을 알아보니 방해와 위협에도 1967년 여성 최초로 보스턴 마라톤 완주한 페미니즘의 아이콘 캐서린 버지니아 스위처라는 여성이 있더군요 당시만해도 여성의 신체는 마라톤에 적합하지 못하다고 여겨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위처가 완주함으로써 인식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감독이 이 사실을 알고 마라톤을 넣은 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이 영화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중요한 소재는 베개일 것입니다 




 베개는 영화 전반부에서는 여고생들의 놀이 도구로 나옵니다 후반부에서는 섹스를 의미하는 도구로 나오죠 베개라는 의미의 변화는 어린아이에서 여성으로의 자각을 의미하는 것으로 봤습니다 

영화 전반부에서 수업을 땡땡이치고 산속에서 친구들과 베개 놀이를 하던 미츠코의 손가락 끝에 피가 납니다 그리고 그 베개는 누군가의 섹스를 의미하듯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죠

 

 미츠코의 피는 초경 혹은 처녀막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여성으로서의 성적 자각과 동시에 성적 대상화에 대한 자각이라고도 볼 수 있죠 일본에서는 성접대의 다른 표현으로 베개영업이라는 표현도 쓴다고 하더군요

영화 결말 부분에 가면 이 영화가 게임 속 이야기였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그 게임의 창시자는 남성이고 그리고 세상의 창시자도 남자의 형상으로 여겨지고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도 남성이죠


선생님의 말을 안들은 여고생들은 처절한 응징을 당합니다 수학여행 버스 안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러하죠

하지만 남성이 만든 게임 속의 이야기라면 선생님의 규칙은 남성의 규칙이 됩니다  세상은 남성의 규칙대로 돌아가게 있고 그 규칙을 어긴 여성은 응징을 받게 되는 거죠

게임을 만든 노인 남자는 미츠코에게 젊은 남성과의 섹스를 운명으로 따를 것을 권합니다 이 젊은 남성이 또 다른 노인 남자일 수도 있습니다 DNA로 150년 전에 죽은 미츠코도 섹스를 위해 살려냈으니깐요 게임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나 봅니다

노인은 영화 속 시대와는 안 맞게 브라운관 TV와 장난감은 같은 게임기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사상이 구시대 올드한 생각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츠코의 친구 슈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만이 너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미츠코는 슈의 말을 떠올리고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죠 영화는 다시 숲속에서의 베개싸움으로 돌아가는데 미츠코의 손가락 끝의 피위에 베개잎이 앉아 핏빛으로 물듭니다 그리고 미츠코는 자신에게 성행위를 하려는 남성을 공격하고 베개를 뜯어버리죠


베개영업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배게를 뜯고 붉게 물든 베개잎은 여성의 성적대상화에 대한 분노, 슬픔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벗어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죽음입니다 물론 남성 중심의 세상에서 여성의 고통을 감성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의도로 보이지만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결말에서 미츠코는 "끝났다"라고 말하죠 영화는 끝났을지도 몰라도 끝난게 끝난게 아니죠 여성인권 문제는 진행형이니깐요
하지만 여성인권문제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 개인적인 경험이나 보고 들은 바로는 설령 여성상위시대라도 남성과 여성의 위치만 바꿨을 뿐 크게 변한 것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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