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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비지트 결말과 해석 - 현대판 서구 동화 (2015년)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1. 4.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

 

 순 제작비가 5백만 달러의 저예산영화로 전 세계에서 9840만 달러의 흥행 성공을 하였지만 한국에서는 7만 명의 관객 수로 흥행에서 실패했다고 하더군요

<더 비지트>의 특징이라면 페이크 다큐의 형식을 취하는데 페이크 다큐란 등장인물이 카메라를 들고 다큐를 찍고 영화는 그 카메라를 통해서만 영화 속 세계를 보여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영화에 대해 웃기는 호러 영화라고 평하기도 하던데 타일러가 랩하는 것을 보고 웃은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리 웃기지 않았고 호러 영화라고 하기에도 저예산의 한계 때문인지 그리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가짜 할머니 나나가 앓고 있는 일몰 증후군은 실제로 치매환자 중에 앓고 있는 사람이 있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제목을 현대판 서구 동화라고 쓴 이유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서양 동화인 <빨간 모자> 혹은 <빨간 망토> 그리고 <헨젤과 그레텔>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남매가 나오고 가짜 할머니 나나가 과자 등 먹을 것을 계속 대접한다는 점에서 <헨젤과 그레텔>을 그리고 가짜 조부모가 남매를 죽이려고 한다는 점에서 <빨간 모자>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영화의 정서는 가족주의 그리고 아이들이 주인공이므로 성장 드라마이자 아빠의 부재 트라우마 극복기로 보입니다

베카와 타일러는 어린 시절 아빠가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리고 엄마와 아빠의 결혼 과정에서 외조부모와의 교류도 끊기게 됩니다
이런 가족의 부재는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었을 것이고 15년 만의 외조부모의 연락에 주저 없이 만나러 가게 됩니다

아빠의 부재 트라우마는 베카가 거울을 안보다는 것과 타일러가 풋볼 게임에서 다른 팀 선수에게 태클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던 사실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표현됩니다

 

 



베카가 거울을 안 보는 것은 자신이 예쁘지 못해서 아빠가 버렸을 것이라는 자괴감과 타일러가 태클을 못한 것이 자신이 남자답지 못한 겁쟁이라서 아빠가 떠났을 거라는 자책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공포의 대상은 가장 소중한 가족의 상실입니다 아빠의 부재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남매에게 믿고 의지해야 할 조부모가 죽이려고 한다는 점은 영화 <IT>에서의 공포보다 아이들에게 더 근원적인 공포일 것입니다

 

 


이건 <빨간 모자>에서 늑대가 가짜 할머니가 되어 소녀를 잡아먹는 것과 헨젤과 그레텔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찾아간 과자의 집의 마녀가 보호자가 되지 않고 아이들을 잡아먹으려고 한다는 <헨젤과 그레텔>을 떠올리게 합니다

가짜 할머니 나나가 베카에게 오븐 청소를 부탁하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이것 역시 베카를 구워 먹으려고 하는 것을 상상하게 하죠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경찰은 사건이 다 해결된 후에 나타나는데 남매는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정신병자 나나와 팝팝을 죽입니다
그 과정에서 베카는 거울 속에 비친 나나를 죽이고 타일러는 두려움에 꼼짝 못하고 있다가 태클로 팝팝을 죽입니다

결말은 이렇게 스스로 트라우마를 극복한 아이들은 마지막 장면에서 베카는 거울 보며 머리를 빗고 있고 타일러는 랩을 하며 끝납니다 타일러가 랩을 한다는 것도 남자다움에 대한 선망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동화답게 마지막에 엄마의 인터뷰를 통해 "미움을 갖지 말라"라는 교훈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영화는 전반부 50분 정도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공포심을 유발하는 후반부도 저예산 영화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고 시각적 공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두세 번 갑놀이 나오기는 합니다

이 영화의 의미는 저예산 영화라는 것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좋은 영화라는 점과 <식스 센스>이후로 연거푸 흥행 실패를 하던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재기할 수 있게 해준 영화라는 점입니다 그 후 <23 아이덴티티>로 흥행 성공을 이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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