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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새벽의 저주 결말 줄거리 해석 - 좀비의 정체 (2004)스포주의

by 올영 2018. 12. 11.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새벽의 저주>는 조지 A. 로메로의 좀비 3부작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1968) <시체들의 새벽>(1978) <시체들의 날> (1985) 중 <시체들의 새벽>의 리메이크작이라고 합니다

<28일 후>와 함께 좀비 영화의 붐을 일으킨 영화라고 하더군요

제작비 2,800만 달러로 전 세계 흥행 수익이 1억 달러를 넘겨 흥행에서도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영향으로 비슷한 시기의 좀비 코믹 영화인 <Shaun of the Dead>의 국내 제목이 <새벽의 황당한 저주>로 붙여지기도 하였다고 하더군요

 

 


간략한 줄거리는 갑작스러운 좀비들의 출현에 안나일행은 쇼핑몰로 피신하게 되고 좀비들에 의해 쇼핑몰은 포위당하게 됩니다
그 후 여러 명이 희생되며 쇼핑몰을 탈출하여 미지의 섬으로 가지만 그곳에서도 좀비들의 공격을 받습니다 아마도 다 죽었을 듯

사람들이 좀비들을 보며 "저것들의 정체는 머지?"라고 묻는 장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 답을 주진 않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두 가지 의문점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좀비가 된 이유가 안 나오는 것은 이미 비슷한 장르 영화에서도 그런 경우가 상당히 있어 이미 익숙합니다
좀비에게 쫓기던 사람들이 굳이 쇼핑몰을 도피처로 삼은 이유와 쇼핑몰에서 경비원들이 사람들에게 적대성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안나 일행이 쇼핑몰을 도피처로 삼은 이유는 일단 먹거리가 보장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어디선가 쇼핑몰의 의미를 현대 소비주의를 비판하는 것이라는 글을 읽어 본 적 있습니다

안나 일행이 쇼핑몰에 들어 간 후 좀비들이 쇼핑몰로 몰려드는 장면에서 케네스가 "기억이거나 습관이겠지 아님 우릴 노리는 것이나"라고 말하기도 하죠 좀비들이 인간일 때의 기억 즉 소비할 때의 즐거운 기억과 습관 쇼핑몰에는 좋은 것이 있다는 (좀비들에게는 먹거리인 인간) 습관적인 행동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의문점은 쇼핑몰 경비원 CJ(제일 제당 아닙니다)가 안나일행을 엘리베이터에서 첫 대면했을 때부터 보여 준 적대감입니다
첫 대면이라면 좀비일 수도 있어 경계심을 보여 줄 수 있지만 CJ는 무기를 빼앗길 때까지 줄곧 안나 일행을 통제합니다 사람이 많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좀비의 상징(정체)를 이해하기 위해  쇼핑몰을 둘러싸고 들어올려는 좀비들과 못 들어오게 막는 인간들을 보면서 좀비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존의 위험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것은 재난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새롭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좀비는 다수로 무리를 지어 다닙니다 개인일 때는 총을 갖고 있는 인간에 의해 손쉽게 제압당합니다

좀비는 이런 면에서 다수의 대중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개체로서는 총(기득권)을 갖고 있는 인간에게 힘이 없지만 다수를 이루어 위협적인 존재(?)가 됩니다
즉 좀비를 쇼핑몰이라는 기득권의 세상에 들어오고 싶어 기웃거리는 다수의 대중으로 치환해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CJ가 왜 안나일행에게 적대감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인 CJ는 외부에서 들어온 이방인이 반가울 리가 없습니다 그들과 기득권을 나눠야 하기 때문입니다 CJ는 쇼핑몰안에서도 지배 - 피지배라는 또 다른 계층을 만듭니다

안드레 - 루다 커플을 보면 안드레는 흑인이고 루다는 러시아출신인듯 하다는 말이 있더군요 아무튼 외모만 보면 흑인은 아닌 듯 합니다 다시 말하면 인종이 서로 다릅니다 그리고 루다는 좀비아기를 출산합니다

이 영화가 기득권 - 피기득권의 관계로 본다면 다른 인종간의 결합, 인간과 좀비의 결합을 계층간의 결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좀비는 오직 한가지 본능, 인간을 공격해야 한다는 본능밖에 남아 있지 않는 존재라는 점에서 그들은 주체성을 잃고 편향된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28일 후>에서도 나오지만 <새벽의 저주>에서도 군대와 성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패스터 기지는 군부대인듯하고 패스트 기지에서 탈출해 온 노마가 성당도 좀비화되었다고 말하죠

생존의 위협 속에서 군대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고 성당은 종교적인 장소로서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곳조차 좀비화되었다는 것은 절망적인 상황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좀비를 주체성을 잃고 편향된 사고를 갖고 있는 인간을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면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군대는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상명하복의 집단으로 개인의 주체적 생각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이비 종교는 말할 것도 없고 종교에도 개인의 주체성보다는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 복종을 진리로 여긴다는 점에서 군대와 성당이 좀비화되었다는 것은 또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주체성을 잃고 맹목적으로 종교에 의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보입니다
 

 

영화 초반에 이슬람 사원 같은 곳에서 이슬람교도들이 단체로 절을 하는 장면이 잠깐 나오기도 합니다
또한 TV에서 목에 십자가를 건 흑인이 좀비들의 출현에 대해 종교적 해석을 합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성의 문란함, 동성애라든가 낙태 등 신의 심판이라고 합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정보는 아닙니다 그걸 보고 있던 CJ는 살짝 한숨을 쉽니다

좀비들을 주체성을 상실한 인간으로 본다면 매스미디어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인간을 비꼬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한 대로 CJ는 많은 모니터를 동시에 켜놓고TV에 의존하여 생존법을 찾고자 합니다  하지만 결국 CJ는 새로운 것이 없다면서 TV 보는 것을 포기합니다

TV에 의존해 생존법을 찾던 CJ에게 마이클이 문틈을 막고 옥상에 구조신호를 쓰자는 제안을 합니다 CJ는 다소 어색하게 동의합니다
이건 TV에서 가르쳐 준 방법이 아니고 마이클이 주체적으로 제안한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과 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원작이 1978년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TV를 비롯한 매스 미디어에 의존하며 절대적 영향을 받는 대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하긴 인터넷의 발달로 나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매스 미디어는 세상을 보는 창이고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긴 합니다

 

 



영화는 좀비물로 인간들의 생존액션극입니다 영화는 스피드한 전개로 오락영화로서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기득권과 피기득권 그리고 주체성을 상실한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말에서 안나 케네스 니콜 등이 쇼핑몰을 탈출하여 도착한 섬에서도 좀비들의 공격을 받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결국 인간은 이런 기득권과 피기득권 그리고 주체성의 상실 등의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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