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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사제들 해석과 결말(2015년) 서구 장르 영화의 한국화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2. 22.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은 장재현 감독의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들>을 장편영화로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검은 사제들>은 흥행 분기점이 관객수 200만이었다고 하니 관객수 5,442,709명으로 흥행에 대성공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엑소시즘의 대중화의 원조인 1973년작 <엑소시스트>가 자연히 연상됩니다 그리고 유사성도 상당히 많기도 합니다

또한 <퇴마록>과의 관련성을 지적하는 글도 보았습니다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김윤석과 강동원의 티켓파워만은 아닐 것이고 극장을 찾는 관객의 다수가 젊은 층이므로 <엑소시스트>는 커녕 <퇴마록>조차도 이름 정도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았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엑소시즘에 대한 영화가 생소하기도 하고 화제가 되거나 흥행에 크게 성공한 적도 없어 그 틈새를 한국화로 잘 파고든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엑소시즘이라는 장르 영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검은 사제들>은 새롭지 않은 서구장르영화의 전형의 변주정도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관람객 평점 (8.55)과 기자 평론가의 평점(6.23)이 차이가 나는 것은 그런 연유때문일 것입니다  (다행인지 나도 엑소시즘영화를 잘 안 봐 이 영화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이 영화가 카톨릭의 구마의식을 소재로 삼은 영화이므로 종교적 해석도 있더군요 종교에 문외한이지라 종교적 해석은 나한테는 어려운 일이고 엑소시즘이라는 서구장르영화를 한국화한 부분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구마의식에 사용된 돼지가 특이했습니다 왜 돼지일까? 그 해답을 감독은 영화속 대사로 친절히 설명해 줍니다
최부제가 "예수께서 가라고 말씀하시니 마귀들이 나와서 돼지속으로 들어갔다 마태오 8장32절"
 

 


실제로 구마의식에 돼지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그럼 구태여 감독이 돼지를 사용한 이유는 한국적 정서와 차별성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제천법사라는 무당이 굿을 하는 장면에서도 돼지머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고사할 때도 돼지머리를 상에 올리기도 합니다

최부제는 어린 시절 여동생이 개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적성에 맞지도 않은 카톨릭 사제가 되죠 영화속에서도 최부제는 동생의 원혼(?)을 종종 봅니다
 그런 최부제는 김신부의 말대로 "선을 넘어" 진정한 구마를 행하는 사제가 되어 악령을 퇴치하고 자신의 트라우마인 동생의 원혼에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마치 귀신이 보이기 시작하여 괴로워 하다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는 과정과도 흡사합니다

 



한국 토속신앙과의 유사성과 무당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카톨릭에서는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엑소시즘이라는 정체성까지 흔들지는 않습니다 그럴 의도였다면 박신부와 최부제중 한 명은 무당으로 설정하는 것이 나았겠죠

제천법사는 악령의 정체를 "뱀이야"라고 말하는데 뱀은 작은 악령에 불과하고 보스 악령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졸개급 악령조차도 퇴치하지 못하죠

"우리나라에 수컷이 어딨어?"라는 말은 악령의 정체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정체성은 한국 것이 아닌 외국에서 유입된 것입니다 햄버거나 피자에 김치를 넣는다고 햄버거나 피자의 정체성이 한국 거는 아닌 거죠

전경들의 모습이나 시위를 준비하는 사제들을 보여주며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을러는 의도도 보이더군요
시위의 목적은 자세히 안 나오는데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문구와 악령이 깃든 영신이 여고생이라는 점은 세월호를 뜻하는 건가라는 상상도 해봤습니다

 
엑소시즘영화에도 한국영화트렌드인 사회 계층간 갈등을 넣는다는 것이 또 다른 한국화로 보였습니다
 


알게 모르게 허리우드 영화를 한국화해 온 한국영화가 이젠  한국영화에서 생소한 서구의 장르 영화의 한국화도 진행하고 있는 듯하더군요
좀비물 <부산행>도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으로 보았는데 여운을 바라는 관객들은  그런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서인지 최부제가 악령의 숙주가 된 건 아닌가라는 해석도 있더군요 어느 쪽이 감독의도이든 사실 나도 좀 여운을 기대하기는 했습니다

<검은사제들2>가 나온다면 속편의 공식대로 제작비를 좀 더 써야 할 듯 합니다

<검은 사제들>은 서구장르영화의 변주라는 한계성과 서구장르영화의 한국화시도라는 특징 그리고 그 틈새를 파고들어 흥행에도 성공한 상업영화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엑소시즘 영화의 아류로 보여 개인적으로는 영화자체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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