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내부자들>은 2016년 청룡영화상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영화입니다
청불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일반판이 700만이 넘는 흥행으로 감독판이 개봉되었는데 200만이 넘는 관객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영화의 시작에서의 "이 영화는 사실이 아니며 비슷한 사실이 있어도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라는 자막은 그 후의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과정과 교육부 정책기획관 나향욱의 '민중은 개 돼지발언 논란', 조선일보 송희영주필에 대한 접대논란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일종의 예언과도 같은 말이 됩니다
조직에서 버림받은 내부제보자인 안상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려 성폭행범이나 살인교사로 몰아가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현실이 영화를 뛰어넘었다' '영화가 아니라 다큐다'라는 평가까지 나오게 됩니다
그럼 이 영화는 일종의 예언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영화속 이야기는 내부자들만이 아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비슷한 크고작은 사건들은 존재해 왔었기 때문입니다
성접대만 하여도 10.26을 다룬 <그때 그사람들>에서 나오기도 하고 정치깡패는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야인시대> <모래시계>등에서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정경유착, 언론과 권력, 재벌의 관계등도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시 말하면 외부자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던 이야기가 됩니다
결국 이 영화의 내용과 유사한 일이 그 후에도 발생했다는 것은 권력과 기득권의 추악함의 반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재미난 건 <내부자들>에서는 영화속 가상현실을 곧잘 영화에 비유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역으로 다큐라든가 현실이 영화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한다는 점입니다
정치깡패와 성접대는 관객에게 가장 선정적으로 기득권의 추악한 속성을 시각적으로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인간이란 벗고 놓으면 (본질은) 비슷합니다 그 표현방식과 포장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판 디 오리지널판 버전의 추가장면인 마지막 이강희의 전화통화씬은 승리감에 사로잡힌 관객에게 뼈아픈 진실을 말하며 영화의 가치를 높입니다
"적당히 짖다가 조용해질 겁니다 버티면 됩니다 왼손으로 쓰면 됩니다"
영화는 이렇게 끝나지만 현실은 계속됩니다
결국 대중은 기득권의 잘못에 분노하지만 곧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언론이 집어준 또 다른 분노의 대상을 찾을 뿐입니다
기득권의 추함은 계속될 것이고 대중은 <내부자들>과 비슷한 영화를 다시 보면 다큐다 예언이다라는 착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뒤질 때까지 싸워볼라니까"라는 깡패 안상구의 말은 결국 대중의 몫으로 돌아옵니다
결국 역사란 기득권과 대중의 끝없는 싸움이란 측면이 있게 됩니다
몇 가지 영화 속 장치를 보면
욕설이 많이 나오더군요 욕설이 없으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을까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 영화에 욕설이 자주 나오더군요
이 영화에서의 욕설은 권력가와 깡패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역할도 하는 듯합니다
안상구가 문일상을 고문하는 장면과 조상무가 안상구를 고문하는 장면이 유사한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조상무는 안상구의 뒤통수를 가격합니다 우장훈도 조상무의 뒤통수를 가격하죠
이건 우리가 흔히 누군가에게 속았을 때 뒤통수를 친다는 말을 직접 보여주는 듯합니다
변(똥)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장필우는 이강희에게 " 내 똥 계속 닦아줘"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그들이 구리다는 걸 표현하는 듯합니다
골프가 자주 나오는데 골프라는 스포츠가 상류층의 스포츠라는 인식을 반영한 듯합니다
실제로 탄핵정국에서도 골프장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지요
이강희는 일이 잘 풀릴 때는 골프가 잘되고 일이 안 풀릴 때는 골프가 잘 안되더군요
안상구에게 손목이 잘릴 때는 골프채가 아예 부서지기도 합니다
우장훈의 합법적인 방법은 거대한 권력의 힘 앞에 실패하고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안상구의 방식이 권력을 무너뜨립니다
극적 효과를 노린 영화적 장치이기도 하겠지만 이건 권력에 저항하는 자의 무력감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는 모든 권력자의 죄가 낱낱이 밝혀진다거나 정당한 처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법으로 처벌하기에는 법의 처벌이 약하다거나 법을 피해간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학연 지연 줄도 백도 없는 우장훈은 조직에 개처럼 충성하다 토사구팽당합니다
그의 아버지는 "아직 철이 없어 세상 물정 모른다"라고 합니다
"그래도 내는요 니처럼 더럽지 않아요"
하지만 권력에 맞선 우장훈에게 남은 건 변호사개업입니다
어쩌면 인간에게 욕망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덜 더럽기를 바래야 할 수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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