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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마녀 해석 결말 평 - 반전은 있지만 새롭진 않다 (금기와 판타지 그리고 성악설) (2018년)

by 올영 2019. 6. 30.

 

<마녀>는 대강의 줄거리만 보고도 어떤 이야기인지 알 것 같아 그동안 안 봤습니다 인체실험 - 실험체의 폭주 - 복수 이런 전개가 예상되더군요 하지만 300만이 넘는 관객 수와 호평이 눈에 띄어 이번에 봤습니다

 

영화는 예상대로 였고 전반부의 느린 전개 등으로 그만 볼까 했는데 영화의 힘이 아니라 관객의 힘으로 완주하였습니다

관객 수 300만인데 뒤에 가면 머가 있겠지?

 

감독 자신도 전반부의 느린 전개의 자신의 호흡이고 그것이 맘에 안 든 관객도 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나도 그중 1인입니다 1시간은 인내하기에 조금은 긴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 자체는 해석이 필요한 것 같지 않더군요 직접적이고 단순하고 어찌 보면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대중성에 중심을 둔 영화 같더군요 감독 말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실사화처럼 만들고 싶었다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듣고 보니 얼핏 일본 애니 실사판과 조금은 느낌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 애니 실사화처럼 만드는 건 감독의 자유겠지만 연기는 일본 애니 실사화처럼 하지 않았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몇 조연의 연기가 일부 일본 영화의 어색한 연기와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후반부의 전개와 액션은 어느 정도는 만족했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자윤과 닥터 백의 대화로 구구절절 설명하는 장면에 대해 비판이 있다고 하는데 감독의 변은 제작비의 한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면서 크게 거슬리진 않았지만 영화는 영상매체라서 말이 아닌 영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비판도 나름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나름 인서트 컷을 사용하는 등 노력은 한 것 같긴 합니다

 

이 영화 결말은 후속편을 위한 떡밥인 것 같더군요 결말 부분의 조민수는 닥터 백의 쌍둥이 동생이고 새롭게 등장한 소녀는 닥터 백의 동생이 실험체 아이들을 제거할 때 빼돌린 아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감독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설정일테니 추측에 가깝겠죠?)

 

이 영화를 보면서 중심 소재인 인체실험이나 뇌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런 소재는 종종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의 소재가 되어왔습니다 한국 영화로 한정해서 내가 기억나는 것만 해도 <예스터데이><극락도 살인사건><경성 학교 : 사라진 소녀들>등이 생각납니다

심지어 내가 대딩 때 쓴 시나리오도 인체실험과 뇌를 소재로 하였습니다

 

이런 소재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 아마도 나에게는 <마녀>가 더욱 새롭거나 신선한 영화는 아니라고 보였던 것 같습니다

 

기존의 비슷한 소재의 영화와는 다른 점은 <마녀>에서는 나름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구자윤이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라 닥터 백일행이 자신을 찾게 하기 위해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 정도입니다

 

 

그럼 왜 이런 소재가 여전히 영화에서 사용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인체실험은 일종의 금기이지만 실제로 존재했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충격은 여전히 강합니다

금기란 우리의 욕망을 가두는 족쇄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금기를 어김으로서 충격과 흥미를 유발하는 듯합니다

 

인체실험을 통해 어쩌면 인간은 인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더 빨리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유혹이 분명 존재합니다 이런 유혹 욕망이 있기에 금기도 존재하는 거겠죠 영화 속에서 사용되는 금기의 결말은 대부분 새드엔딩입니다 사회적 통념을 따르게 되는 거죠

 

<마녀>도 3부작이다 정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는데 결말은 최소한 해피엔딩은 아닐 것입니다

 

또 하나의 소재가 뇌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루시>가 생각났고 역시나 <루시>를 언급하는 말들이 있더군요

 

<루시>에서는 뇌의 10%를 사용했는데 <마녀>에서는 50%까지 사용한다고 하니 그동안 인간이 진화해 왔나 봅니다

 

인간이 지구상의 모든 종을 초월한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는 신체적 우수함이 아니라 뇌 때문이겠죠

따라서 인간의 존재가치의 의미는 뇌입니다 인간은 뇌에 대해 일종의 자부심, 경의, 신비 그리고 환상까지도 갖고 있는 듯합니다

 

과학적으로 인간은 뇌를 100%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잠재력이라는 미지의 영역은 남겨두더군요

 

영화는 인간이 갖고 있는 자부심, 경의, 존경의 뇌를 잠재력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상상력을 더해 판타지화하는 거죠

 

이렇게 <마녀>는 금기와 판타지라는 영화적 요소를 인체실험과 뇌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감독은 '성악설'을 믿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자윤의 악의 본성을 선한 부모를 만나 10년간 억누르고 있었다는 거죠 최종적으로 자윤이 선을 택할 것인지 악을 택할 것인지는 의문이라는 것입니다

 

"어라? 이 아저씨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자윤은 유전자 조작 등으로 인체실험을 통해 악으로 사육되었다고 영화에 나오는데 뜬금없이 '성악설'이라니?

 

다시 말하면 구자윤의 악한 본성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유전자조작과 사육을 통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성악설을 이 영화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인간에 의해 악한 본성을 지니게 된 구자윤이 선한 부모와 친구 그리고 순박한 마을이웃들에 의해 선한 본성(이건 만들어진 게 아니라 타고났다고 봐야겠죠)이 깨어났다고 봤습니다 물론 1편까지만 보면 그렇습니다

 

제목 <마녀>도 자윤의 처지를 설명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중세 시대의 마녀란 대부분이 인간들에 의해 조작되어 만들어진 실체가 없는 존재였으니깐요

 

이렇게 보면 감독의 설명과는 반대로 성선설에 가까운 영화처럼 보입니다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해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인간의 본성은 '성선설'도 '성악설'도 아닙니다 그냥 본능입니다

 

아기에게 "너 착한 아기야? 나쁜 아기야?"묻는다면 아기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머래?"라고 답할 것입니다 (선과 악의 개념 없음)

아기에게 "맘마 먹을래? 안 먹을래?"묻는다면 아기는 명확한 자기표현을 할 것입니다 (본능은 있음)

 

선과 악의 개념은 자연상태에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선과 악의 개념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거죠 자연 또는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동물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물론 인간은 이 영화에서 판타지화화 '뇌'로 인해 동물과 차별성이 생긴 거로 보는 거죠)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것은 선일까 악일까 동물에게 선과 악이라는 개념은 없을 것입니다 오직 생존본능밖에 없죠

 

인간이 만든 선과 악의 기준이 바로 생존본능이 기준이었을 것입니다 생존에 도움이 되면 선이고 해가 되면 악이 되는 거죠

 

서로에게 피해를 안 주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상호 간의 생존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선으로 장려되었던 거죠 반대로 상호 간의 생존에 해가 되는 행위는 악으로 금기시되었을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자윤은 인간이 악이라고 부르는 타고난 악한 감정이 의도적으로 강화되었고 인간이 선이라고 부르는 타고난 감정이 후천적으로 구선생과 주위 사람들에 의해 발현되었다고 봅니다

 

이 영화로 성악설을 설명하기에는 인위적 의도적 후천적이 너무 많네요

 

인간이 만든 선과 악의 개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과 시대, 문화에 따라 변합니다 그리고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이 바로 인간 본성의 선과 악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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