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인크레더블 2>가 개봉하여 화제가 되길래 <인크레더블>을 봤습니다
<인크레더블 2>그뿐만 아니라 <인크레더블>도 흥행과 평가가 좋더군요
개인적으로 그리 재미있다거나 훌륭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다수가 재미있다고 한다고 나까지 따라갈 이유는 없겠죠
기본적으로 히어로물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마블이나 DC 영화는 거의 안 봤습니다 그중에서 내가 본 영화는 안티히어로나 다크히어로물이였네요
히어로물이 진부하다고 생각되어 특이한 히어로물에 끌렸던 것 같네요 하지만 내 기억에 안티히어로물과 다크히어로물에 대한 후기도 그리 긍정적이었던 것 같지 않습니다
지구와 인류를 지키는 히어로물이 초강대국 미국에서 꽃피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 밑에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자긍심 자부심 등이 담겨 있겠죠 물론 여기에도 개인적으로 약간의 거부감이 있는 듯합니다 왜냐하면 <전우치>를 보고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에도 히어로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깐요
하지만 미국 외의 나라에서도 히어로물이 흥행하는 것을 보면 히어로물은 미국만의 전유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지 CG나 볼거리 차원만이 아닌 정서적인 차원의 어떤 보편적인 무언가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는데 혹시 원시시대부터 존재했던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자 하는 본능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자신의 영역을 지키지 못한 인간의 대가는 가혹했을 것입니다 동물 무리의 우두머리들 또한 그러하더군요
기본적으로 영웅을 바라는 심리 그리고 영웅이 되고 싶은 심리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히어로물에 약간의 거부감을 갖는 근본적인 이유는 히어로물의 근간에는 선민의식이나 엘리트 의식이 담겨 있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특정 계층이나 인물이 다수의 대중을 보살피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시대적 흐름과 맞지 않다고 여겨진 듯하더군요 슈퍼 울트라 히어로는 우매한 다수의 대중을 위해 또 다른 슈퍼 울트라 빌런(악당)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이 히어로에 감정이입이 될 수도 있지만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죠 시대적 흐름은 점점 대중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인크레더블>을 보니 인크레더블 가족의 '특별함'이 그리 내키지 않더군요 영화 초반을 보고 약간의 기대를 했습니다 기존의 히어로물과 다른 전개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죠 특별했던 히어로의 삶을 살았던 밥은 평범한 인간의 삶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는 영화 초반에 인터뷰에서 평화로운 삶과 가족과 함께 할 여유로운 삶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가 원하던 삶은 지극히 평범할 뿐이죠 인간들은 그 평범함에 특별함을 만들고 있을 뿐인 거죠 예를 들면 대쉬가 4학년에서 5학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듯이 기대를 한 또 다른 이유는 밥의 아내 헬렌 때문이었습니다 헬렌은 "정착? 남자와 겨누고 있다 세계 평화를 남자에게만 맡겨야 하는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이 무색하게 결혼 후로는 히어로의 삶보다는 가정과 가족을 우선시하는 전통적인 여성상이더군요 그 후에 다시 헬렌의 태도는 또 바뀌는데 "결혼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미스터 인크레더블 이상의 사람이 되어야 해요"라는 그녀의 말도 무색해지게 결국은 히어로 삶으로 돌아갑니다 이 영화는 평범한 삶에 가치를 두는 듯하다가 히어로의 삶에 가치를 두는 전개더군요 인크레더블과 헬렌의 자식들은 히어로의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부모 잘 만난 금수저인 거죠 아들인 대쉬는 평범한 삶을 지겨워하고 딸인 바이올렛은 평범한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이런 설정도 인크레더블과 헬렌의 차이와 마찬가지로 남녀 간의 고정된 성 역할입니다 밥도 인크레더블로 돌아가기를 원했고 헬렌은 평범한 삶을 살기를 원했죠 남자는 모험과 인류를 구하는 큰 야망을 가지고 여자는 가정과 가족 그리고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길 원하는 거죠
한때 인크레더블의 추종자였던 신드롬은 "즐긴 후에 내 발명품을 팔거다 그래서 누구나 슈퍼히어로가 될게 할 거다 모두가 평범해질 거다"라고 말합니다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는 슈퍼히어로는 다수의 인간과는 격이 다른 거죠 평범한 인간과 슈퍼히어로의 특별함을 과학으로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는 히어로물이 내포하고 있는 슈퍼히어로의 특별함과 다수의 대중의 평범함의 차이를 말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드롬은 평범한 인간이었고 인크레더블의 특별함을 동경하다가 특별하지 못한 평범함으로 무시당하자 악당이 된 것입니다 그는 악당이므로 슈퍼히어로의 특별함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실패하게 되죠 그래서 슈퍼히어로는 계속해서 특별함으로 평범한 대중을 보호하고 보살펴야 하죠 히어로물의 선민의식과 엘리트 의식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크레더블>은 기본적으로 히어로물의 정서를 잘 따라간 특별한 히어로의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인크레더블>만의 특징도 있습니다 가령 중년 남성의 위기감을 히어로에서 은퇴한 밥을 통해 표현하는 거죠 젊은 시절 특별함으로 히어로로 화려한 삶을 살았던 밥은 평범한 중년이 되어 적성에 안 맞는 직장에서 인정도 못 받고 삶의 의욕도 잃게 되죠 그래서 밥은 젊은 시절의 인크레더블의 삶으로 돌아가기를 꿈꾸고 몸을 단련하거나 스포츠카를 사기도 합니다 이 부분이 중년 남성의 일탈을 담은 영화<아메리칸 뷰티>를 연상시키기도 하더군요 근데 여담이지만 인크레더블의 체형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근육의 80%가 하체에 있는데 상체 근육과 하체 근육의 비조화가 심하더군요 하체 근육이 사실 건강에는 더욱 중요합니다
밥은 시대의 변화에 맞게 인공지능이나 기계와 그리고 신드롬의 발명품과 싸워야 합니다 과거의 적과는 다른 거죠 인크레더블은 새로운 시대의 적에게 형편없이 당하면서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죠 중년 남성의 위기입니다 하지만 특별한 가족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히어로가 됩니다 결국 중년 남성의 위기는 다른 비슷한 영화와 마찬가지로 가족주의로 돌아오게 되는 거죠 정리하면 중년 히어로의 위기와 가족 히어로물이라는 특징이 있지만 그 밑바탕 정서에는 히어로물의 특별함과 선민의식 엘리트 의식이 가득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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