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3번의 액자식 구성으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고 한 소녀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라는 책의 작가를 추모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그 책을 읽는 장면으로 마무리하는 수미상관식 구조를 가지고 있더군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 미술 의상 분장상을 받았고 작품상 후보까지도 올랐었다고 합니다
화면비율까지 과거와 현재를 다르게 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과거라는 시간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만화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카메라의 고정앵글, 화려한 색감, 평면적 화면구성등이 그림책의 삽화같다는 평이 있는 것보니 만화같다는 느낌이 틀린 것은 아닌 것 같더군요
웨스 앤더슨 감독이 애니메이션도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유명 영화평론가는 이 영화가 과거(구체적으로는 구유럽)의 향수 그리움이라고 평했다는데 난 과거에 대한 풍자 또는 불랙코미디로 보았습니다
이 영화가 영감을 얻었다는 슈테판 츠바이처라는 작가가 세계 대전 이전의 구유럽에 대한 동경과 향수가 가득한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영감을 얻었다고 슈테판 츠바이처의 세계관을 그대로 영화에 담았다고 볼 수 없겠죠
보통 과거의 일이 대부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이유는 부정확한 희미한 기억정보 + 미화된 왜곡된 상황이 행복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내 경험에도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세 가지의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첫번째는 그리움 행복감 비슷한 감정이고 두번째가 좀 더 기억해보면 과거에도 고민 방황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지막으로는 후회, 아쉬움을 느끼게 되더군요
이 영화에서도 비슷한 단계의 정서를 느꼈는데 화려했던 과거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색감에서 오는 화려함 하지만 더 알고 보면 늙고 부유하고 불안정하고 허영심많고 천박하며 금발이며 외로운 노부인들과 그녀들과 잠자리까지 함께하며 영업하는 구스타브의 모습은 화려함 뒤의 천박함을 느끼게 하더군요 즉 과거의 실제 모습은 행복만이 아닌 것이 됩니다
결말 부분에서 작가가 제로에게 "이 호텔이 사라져 버린 구스타브의 세계와 선생님의 끈입니까?"라는 질문에 "아가사를 위한 것"이라는 대답에서는 구스타브와 함께했던 세계(다시 말하면 과거)에 대한 향수는 없고 일찍 죽은 아가사에게 잘해 주지 못했다는 후회와 아쉬움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공통된 정서는 외로움인 것 같더군요 과거의 화려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노부인들과 구스타브가 외로워했고 현재의 초라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사람들도 외로워하더군요
하지만 제로에게는 현재까지도 꼭 붙잡고 싶은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이 바로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 아가사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등장인물 중 제로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영화는 과거의 모습을 화려한 색감과 코믹하게 그리고 있지만 그 당시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처럼 보였습니다
'사과를 든 소년'이라는 그림은 예술적 가치는 모른 채 경제적 가치로 구스타브와 드미트리는 다툽니다 심지어 구스타브와 제로가 '사과를 든 소년'을 나체의 두 여인의 성행위를 묘사한 천박한 그림으로 바꿔치기하지만 누구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구스타브는 종종 시를 짓고 읊조리는데 직원들은 듣지도 않죠 예술을 즐기는 척 교양있는 척하는 천박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구스타브는 향수에 집착하는데 이것 또한 자신의 구린내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스타브는 노부인들과 성관계를 즐긴다고 합니다 오히려 노부인들이 더 좋다고 말하기도 하죠 하지만 구스타브는 젊은 아가사에게 작업을 걸죠 남자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84세의 노부인과의 성관계를 즐기는 남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구스타브에게 노부인이란 사랑이나 성관계를 즐기는 상대가 아닌 재산을 노린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죠
부유하고 화려한 시대에도 돈 때문에 드미트니는 어머니인 마담D를 살해하고 조플링을 시켜 재산을 가로채는데 장애물인 변호사,집사와 그의 절름발이 여동생도 죽이죠 심지어 아름다운 색감과 영화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손가락이 잘리고 머리가 잘린 모습도 보여줍니다
과거의 화려하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외로워했고 돈 때문에 싸우고 고상한 척하지만 천박했던 거죠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로는 "구스타브의 세상은 그가 들어서기 전에 사라졌다 그는 환상속에서 멋지게 산거지"라고 말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구스타브가 허상만을 쫓고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살았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고 구스타브의 세상(과거)은 추억일 뿐 그리고 우리가 추억을 아름답게 기억하듯이 구스타브의 세상(과거)도 이제 실상이 아닌 환상처럼 기억될 뿐이라고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처음과 결말 부분에서 수미상관식으로 연결해 주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읽는 소녀가 누구 말처럼 경험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만을 느끼지 말고 실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갖고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 추가
나무위키에 자막 오류에 대한 지적이 있습니다
박지훈 번역: 그는 그저 자신의 환상 속에서 멋지게 산 거지.
"certainly" "sustain" "marvelous grace" 같은 단어가 전혀 번역 되지 않아, 문장 의미가 달라졌다. 특히 marvelous grace가 영화 흐름상 중요 문구인데도 이 의미를 없애버렸다. 직역해보면 "하지만 말하건대, 구스타브는 훌륭한 품위와 함께 그 환상을 분명히 지켜내고 있었어"라는 뜻이다. 출처
이 오류가 사실이라면 제로의 구스타브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에서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를 첨가하였다는 의미정도일 것입니다
또는 품위있는 척 고상한 척했다는 풍자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무위키에서는 구스타브를 마지막 남은 로맨티스트이자 순수주의자로 경의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누군가가 쓰고 있습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구스타브가 로맨티스트이자 순수주의자로 보였나요?
심지어 제로의 여자인 아가사에게도 작업건 아저씨가?
marvelous grace가 로맨티스트이자 순수주의자라는 뜻이 된다는 것도 또 다른 큰 오역처럼 보이네요
그리고 이 표현은 영화가 코믹 풍자극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풍자적 조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래서 언어라는 것이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illusion이 핵심어로 보입니다
구스타브는 환상속의 그대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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