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청불영화임에도 460만명이 넘는 관객으로 흥행에서 성공한 영화입니다
다시 봐도 상당히 재미가 있습니다
이 영화를 두고 <무간도>와 <대부>에서 소재를 차용하였거나 오마주한 장면이 있다고 하는데 두 영화를 본 것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ㅋ
하지만 <신세계>가 홍콩느와르영화를 닮아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홍콩느와르영화는 <신세계>에서 처럼 보통 조폭들의 세계를 다루었는데 조직내의 양 세력의 권력다툼 또는 조직간의 세력다툼 그리고 경찰이라는 세 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윤발이 성냥개비물던 시절이죠
조폭세계의 남자들의 (수컷들의) 권력욕과 세력다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피비린내나는 폭력과 배신 음모 등이 난무하게 됩니다
하지만 냉혹하고 잔인한 폭력속에서도 관객에게 정서적으로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죠
남자끼리이므로 사랑은 될 수 없고요 남자들 사이의 의리, 우정정도를 관객에게 어필할 감정으로 사용합니다
<신세계>도 홍콩영화의 방식을 그대로 담습하고 있는 듯 합니다
장청과 이자성의 의리 우정을 표현하고 있죠 특히 마지막 에필로그격의 씬에서는 6년전의 두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치 버디뮤비같은 느낌으로 마무리합니다
영화의 여운을 남기는 방식이기도 한데 튈 수도 있는 갑작스런 장르전환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장청의 개그와 캐릭터를 잘 살려서 튄다는 느낌은 심하게 생기지 않더군요
여전히 홍콩느와르 영화의 상업공식이 먹히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신세계>는 전체적으로는 매끄럽고 쉽게 이야기가 전개되며 긴장감을 유지하여 재미있는 영화이지만
그래도 지적하고자 한다면 감독이 몇몇 장면에서 나름 의미나 암시를 전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들이 있는데요 좀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더군요
장청이 짝퉁시계를 중국갔다오면서 이자성에게 선물하는 장면이 있죠
장청이 골드문이라는 기업의 전무이사인데 그리고 짝퉁을 산다는 게 좀 어색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는 이것을 개그소재를 쓰기도 하는데 나름 의미를 두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장청과 이자성의 의리 우정이 짝퉁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결말부분에서도 장청의 또 다른 시계가 나오는데 이자성은 그 시계를 손목에 차죠
이 새로운 시계는 아마도 진품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이자성이 첫번째 시계를 짝퉁이라며 거부했던 것과 달리 장청의 두번째시계를 찬다는 것은 두 사람의 의리 우정이 진품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습니다
송지효가 이자성의 바둑선생으로 나오는데요 조폭인 이자성이 바둑을 배우면 안되는건 아니지만 좀 어색한 것 같습니다
이런 어색한 설정에는 아마도 바둑이라는 게 수싸움인데요 등장인물들이 서로가 수싸움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수싸움의 바둑판의 바둑돌이 이자성과 송지효라는 것을 암시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강과장이 구정물에서 낚시대를 걸쳐놓고 이자성을 만나는 장면이 몇번 나오죠
저런데서 낚시를 한다면 아마도 제정신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의미를 두고 싶었던 것 같은데 지금 강과장이 이자성을 미끼로 해서 낚시를 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같네요
물론 구정물이니 물고기가 잡힐리는 없고 그냥 헛짓한다는 결말을 암시하는지도 모르겠고요
강과장은 부국장의 난초를 만지다가 부러뜨리죠 부국장이 "자꾸 만지지마 손탄다고"이렇게 만류를 하지만 강과장은 계속 만지죠
강과장이 이자성을 강하게 압박하다 프로젝트를 망치게 되는 전개를 암시하고자 한 것 같네요
아쉬운 점이라면 이런 장면들이 암시나 의미를 담고 있지만 조금 억지스럽다, 작위적이다라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캐릭터나 연기부분은 역시 황정민이 장청이라는 캐릭터를 잘 살린 것 같습니다
잔뜩 똥폼잡는 수컷들 사이에서 개그담당하면서 짝퉁을 선물하다 걸리기도 하고 구수한 사투리도 구사하는 나름 서민적인 느낌도 살리는데 영화의 분위기를 확 바꿔버린 중요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는 튈 수도 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캐릭터로 전체적으로 다른 캐릭터들과 조화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황정민의 연기력이 큰 역할을 하고 있고요
반면에 이자성역을 연기한 이정재의 연기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고요
물론 이자성이 결말에서 회장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결심전까지는 갈등 불안 고민의 내적 감정을 시종일관 표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감정의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일관된 연기와 표정으로만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어려움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조금 아쉽게 보였습니다
이자성이 권력을 쥐게 되는 결말이 약간은 독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폭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선의 승리아니고 이자성의 최후도 아니고 마지막까지 수컷들의 권력싸움의 끝장을 내고 있더군요
어쩌면 시리즈를 염두해 두었다고 하니 이런 결말이 된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이자성은 중국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인데 명나라 말기에 반란군 중 고영상휘하에 들어갔다가 고영상이 죽자 그 세력을 얻게 되고 나중에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대순제라는 나라를 세웠는데 청나라와 오삼계에게 명말당했다고 합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빗대어 보면 고영상을 장청으로 본다면 이자성이 권력을 쥐게 된다는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전체적으로 보면 홍콩느와르 영화의 방식을 차용한 수컷들의 권력다툼 그리고 남자사이의 우정 의리라는 정서에 한국관객에게 잘 먹히는 개그까지 잘 버무린 연기와 탄탄한 시나리오로 등장인물간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철저한 상업영화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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