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00>은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 중 테르모필레 전투를 모티브로 한 그래픽 노블 <300>이 원작이라고 합니다
테르모필레 전투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마라톤 전투 이후의 전투라고 하네요
진행과정은 역사적 사실과 비교적 일치하는 것 같더군요
역시 <300>하면 액션씬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물을 제외하고는 배경까지도 CG로 처리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후에 이런 액션씬은 여러 영화 드라마등에서 차용했다는 것이 바로 이 액션씬이 얼마나 새로웠는가를 반증하는 것이겠죠
한국영화중에서도 비교적 최근의 <안시성>에서 비슷한 액션기법이 사용되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임모탈까지도 흉내냈더군요
또 하나의 가장 큰 특징은 스파르타라는 국가체제의 특징을 살려 전통적인 강한 남성상의 판타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삼각빤스와 망토만 걸치고 갑빠와 복근을 과시하죠
물론 실제 스파르타 군사들은 전투시에 갑옷을 입고 망토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의상은 안에 스판만 갖춰입고 S자만그리면 슈퍼맨이죠
<300>을 보면서 떠오른 영화가 한국영화 <황산벌>입니다
<황산벌>도 국가적 위기에서 계백장군이 5천결사대를 이끌고 5만의 신라군과 황산벌에서 벌린 역사적인 전투를 그린 영화입니다
하지만 <황산벌>은 <300>하고는 다르게 우리가 갖고 있던 전통적인 강한 남성상을 비튼 영화입니다
<300>에서 스파르타왕인 레오니다스와 스파르타의 군사들은 전투에서 물러서지 않는다는 화랑의 임전무퇴와 비슷한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레오니다스는 후손들이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라죠
<황산벌>에서는 이렇게 명예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남성상을 비틉니다
계백장군은 황산벌로 출정하기 전에 자신의 아내와 자식을 자신의 손으로 죽입니다
이때 계백의 아내는 "호랑이는 가죽때문에 죽고 인간은 이름때문에 죽는다"라고 원망섞인 말을 남깁니다
<300>에서는 강한 남성미의 판타지대로 스파르타 군사들은 전투에서 절대 물러서거나 굴복하지 않고 최후를 맞습니다
하지만 <황산벌>에서는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 보다는 <300>과 <황산벌>의 차이를 비교해보니 재미가 있더군요
<300>에 대해 역사왜곡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페르시아를 미개한 종족으로 묘사했다는 것이죠
아무래도 미국영화이니 서구중심의 관점이라고 봐야겠죠
그쪽의 역사는 잘 몰랐는데 이런 지적들이 많아 검색을 해보니 실제로는 페르시아가 당시의 그리스보다 문명적으로 앞서있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가령 살짝 믿기 힘들지만 페르시아는 노예제가 없었다는 말도 있더군요
하지만 페르시아는 왕정국가로 왕이 절대권력을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아테네는 노예제가 있었지만 자유인들 (남자만)에게는 참정권이 있었고 제도와 헌법 의회등으로 일정 부분 견제를 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물론 이런 제도가 있었지만 대개의 경우는 귀족들 중심의 정치였다고 합니다
어쨌든 서구문명은 일반적으로 그리스부터 시작된 것으로 간주되므로 서구문명의 그리스에 대한 애착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구문명을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 역시 자연스럽게 이런 관점을 갖게 될 수도 있겠죠
따라서 이런 역사왜곡지적도 가치가 있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몸짱 자랑할려는 의도이지만 벗고 다니는 스타르타인들이 더 문명화되었다고는 보이진 않더군요
페르시아군에서 괴물이나 오크같은 인간들이 나오는건 그래픽 노블이 원작이므로 만화같은 캐릭터와 설정을 그대로 담은 것 같더군요
문명의 선진화보다는 선과 악의 구도로 보였습니다
물론 이것도 서구중심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전쟁의 발단은 페르시아의 지배권인 이오니아에서 반란이 일어났는데 그 반란을 아테네가 도운 것이 직접적인 이유가 되었다고 하네요
<300>의 오락영화로서 등장인물들은 대부분이 전형화된 캐릭터로 단순한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곱추인 에피알테스입니다
에피알테스는 실존인물로 사욕에 눈이 멀어 페르시아 왕인 크세르크세스에게 샛길을 알려주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사실관계는 알 수 없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에피알테스가 곱추였다는 기록은 없는 듯 하네요
그렇다면 왜 <300>에서는 에피알테스를 곱추로 설정했는지 궁금해집니다
<300>에서 스파르타는 장애아들은 다 죽였다고 나옵니다 남자로서의 구실을 못하는 장애인은 철저히 배제시켜 버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에피알테스는 곱추지만 스파르타군을 따라와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에게 샛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자신도 전투에 참여하고 싶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애가 있는 에피알테스가 전투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레오니다스는 부상자들 돌보거나 음식이나 물을 나르라고 말합니다
스파르타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곱추인 에피알테스는 기록과는 다르게 처음부터 사욕에 눈이 멀어 스타르타를 배신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스파르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싸우려고 하였기 때문이죠
결국 그는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페르시아로 돌아서게 되죠
내가 해석하기에는 에피알테스가 처음부터 사욕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는 점과 곱추라는 점에서 영화가 전통적인 남성미의 판타지와는 다른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파르타군은 몇번의 전투에서 페르시아군을 물리치고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레오니다스의 리더십과 전략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죠
전투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는 에피알테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이죠
강한 남성상을 추구하던 스파르타의 왕과 군사들은 남자구실도 못하는 곱추인 에피알테스는 경멸이나 무시의 대상이였던 것이죠
하지만 레오니다스가 리더라면 부드러운 면도 있어야 하죠 에피알테스를 좀 더 포용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에피알테스가 배신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거죠
강한기만 한것은 부러진다고 합니다 즉 강한 남성상의 한계가 되는 거죠
하지만 이런 해석은 영화의 전체적인 남성미의 판타지와는 충돌되는 부분인지라 이런 의도를 닮고자 한 캐릭터인지는 확신할 수는 없네요
후속편 <300 제국의 부활>도 본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ㅋ 그냥 그닥 재미는 없었다는 기억만 남았네요
<300>은 액션씬과 강한 남성상을 내세운 오락영화로 만족할 만한 킬링타임 영화정도 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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