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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왓 위민 원트 해석 결말 - 남자와 여자는 같은 지구인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2. 5.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사실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면 왠지 쉽게 보게 되지 않더군요 
마치 닉이 초반부에 여성 방송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는 심리와 비슷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 몇 개의 특별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남아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 왓 위민 원트>입니다
이 영화는 남성용 로맨틱 코미디인 것 같더군요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이다 보니 기본 구조는 남녀 간의 사랑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 닉이 여성의 속마음을 듣게 된다는 설정이 독특합니다
이렇게 여성의 속마음을 알게 된다면 아마도 마무리는 여성에 대한 이해 그리고 사랑이라는 결말로 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도 그런 예상과 상당히 비슷하게 전개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대적 변화를 배경으로 말하고 있는 듯하더군요

주인공 닉은 어린 시절 쇼걸인 엄마의 영향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 정도로 여기게 됩니다
닉의 엄마가 닉을 마초적인 남자로 키우고자 했던 이유는 그 시대에 남자는 그래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렇게 성장한 닉에 대한 소문은 "속물"이었습니다




닉은 많은 여성들과 잠자리를 하지만 정작 자신의 딸에게는 보수적입니다 전형적인 남자의 모습이죠

그런 닉은 여성의 속마음을 알게 되면서 여성에 대한 인식이 변하게 되고 존중하고 받아야 할 한 인간으로서 대하기 시작하죠

 그 배경에는 여성이 소비시장의 주체로 떠오르고 닉이 능력있는 커리어 우먼인 달시에게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고 부하직원이 된다는 설정이 변화된 시대상을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마초적 혹은 남성우월론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닉은 달시의 상품아이디어 과제에 여성용품을 직접 사용해 보기도 하죠


 
이런 시대적 변화에 남성들의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더군요

능력있는 커리어 우먼인 달시는 전 남편과의 사이가 안 좋아진 이유가 '자신을 찾은 대가'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직장 동료였던 남편보다 능력있고 더 많은 연봉을 받게 된 것이 이유라는 거죠 그리고 직장을 그만둔 이유가 무서웠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남자보다 여자가 능력있으면 안된다는 인식 그것이 여성인 달시조차도 무섭게 만든 것일 겁니다
능력있는 달시에 대한 소문은 "남자를 잡는다"였습니다


 과거의 이와 같은 고정관념을 <왓 우민 원트>는 버리자고 말하는 듯하더군요

영화속에서도 나오기는 하는데 존 그레이의  '남자는 화성 여자는 금성'이라는 말처럼 남녀간의 생물학적 차이도 존재하지만 사회적 차별적 고정관념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동성끼리도 이해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가지 칭찬하고 싶었던 것은 에린의 에피소드입니다 
로맨틱코미디라고 해서 사랑이야기만 주구장창 할 줄 알았는데 한 인간의 아픔을 보다듬는 모습이 더 따뜻해지게 만들더군요

물론 영화 속 남성이미지는 여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긴 하지만 결말부분의 닉이 동분서주하면서 에린, 딸, 그리고 달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에서 기본적으로는 여자를 보호하는 남자라는 역할은 바뀌진 않은 것 같긴 합니다
 
이런 고정된 역할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사회적 관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런 결말은 전형적인 설정이긴 한데 살짝 비틀기를 하고자 한 노력이 보이더군요
닉은 자신이 기사가 아니고 구원받으러 왔다고 하고 달시도 스스로를 기사라고 말하기도 하죠 

닉은 달시를 보고 "나의 히어로"라고 말하죠 




닉이 여러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하는 과정에는 여성의 속마음이 들리지만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들리지 않게 됩니다 
결국 살짝 진부한 전개일 수 있지만 마법이 아니라 닉의 상대 혹은 여성에 대한 이해하려는 자세와 진실된 마음이 중요하게 남게 되는 거죠

'속물'인 닉과 '남자를 잡는" 달시의 결합은 닉으로 대표되는 남자가 속물만은 아니라는 것과 여성지위의 상승이 남자를 잡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남녀는 차이가 있지만 생물학적으로 서로를 원하기도 하죠 동물이 아닌 인간인 이상 그리고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생물학적 차원을 넘어 서로에 대한 인식과 자세도 변해야겠죠

<왓 위민 원트>를 보고나서 이 영화가 제작된 2000년도의 시대적 배경과 최근의 미투운동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또 한번 이런 인식과 자세의 변화과정의 진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자도 여자도 같은 지구인이죠 이해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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