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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빈 인 더 우즈 해석 결말 - 관객은 관대하고 현명하다(2012년)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2. 6.

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캐빈 인 더 우즈>는 호러 영화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에서는 제작비 3000만 달러에 수익 6600만 달러에  그쳤다고 하네요 일반적으로 수익이 제작비의 두 배 정도면 망하지 않은  정도라고 합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청춘 슬래셔 장르의 클리셰(진부한 설정)을 비튼 영화라고 하죠 어쩌면 너무 비틀어 호러 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객에게는 낯설게 느껴졌을 수도 있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특이하고 신선한 거  B급 냄새가 나는 영화에 끌리는 경향이 있는지라 괜찮게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연구소와 그 직원들이 호러 영화제작진 그리고 고대신이 관객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오두막으로 여행 간 5인이 배우가 되는 거죠 그럴듯하네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 영화에 대해 이미 이런 식의 해석이 있더군요 (나무위키에 나옵니다) 

이런 경우에 나의 해석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확인받은 느낌이 들기고 하지만 독창적인 나만의 해석이 아닌지라 그리고 이미 뒷북인지라 김빠진 사이다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죠

이 영화가 청춘 슬래셔물의 클리셰를 비틀었다고 하죠 내가 호러영화 전문가나 마니아는 아니지만 영화를 보면서 기존의 비슷한 류의 영화들과 다른 것이 몇 가지 보이더군요




일단 이런 청춘슬래셔 뮤비에서 여성상입니다 줄리는 정숙한 여대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창녀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아니 영화 속 성인들은  줄리를 창녀라고 낙인찍죠

심지어 연구소 직원들은 줄리가 성적으로 문란해지도록 흥분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는 가장 먼저 죽는다는 호러 영화의 공식에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섹스하면 죽는다라는 공식이죠



데이나는 버진 (숫처녀)이 아닙니다 하지만 연구소 직원들은 그녀를 버진으로 낙인찍죠 데이나가 숫처녀가 아니라고 고백하지만 시고니 위버는 "대충맞으면 돼"라고 밀어붙입니다

성적으로 순결한 여성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이 옛 호러 영화의 결말이었던 거죠

이렇게 연구소직원들이 옛 호러 영화의 여성상에 줄리와 데이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과거와 다른 오늘날의 성문화에 대한 풍자도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창녀와 순결의 경계가 모호해졌다고나 할까

여성상을 비틀고 있다면 남성상도 비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티가 있습니다
보통 이런 청춘슬래셔 뮤비는 남초현상이 나타납니다 주요 등장인물 중에 남자의 숫자가 더 많은 경우가 많죠 보통 남녀는 짝을 이루는데 짝을 이루지 못한 그러니깐 남성들의 경쟁에서 밀려난 외로운 늑대는 다소 기이하거나 독특한 캐릭터인 경우가 많죠




경쟁에서 밀려난 루저는 경우에 따라 사고를 치거나 사건 해결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더군요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매력적인 여성을 차지하지 못한 루저의 역할은 주연이 아닌 조연에 만족해야 합니다 그게 관객에게도 익숙한 설정입니다 때가 되면 죽어줘야 하는 운명이기도 하죠

이 영화의 실질적인 성스러운 순결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는 주인공은 데이나죠 그리고 그녀의 짝은 홀든입니다 그렇다면 홀든이 남자 주인공으로 마지막까지 살아남거나 데이나를 대신해 죽거나 아님 <스크림>에서처럼 범인이거나 아무튼 핵심적인 역할을 부여해야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홀든은 중간에 어이없이 죽어버리고 그 자리를 남성 간의 경쟁에서 밀려난 마티가 차지하죠 루저인 마티는 다른 호러 영화에서처럼 사건 해결의 단서(연구소로 연결된 엘리베이터)를 제공하는 조연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마지막까지 데이나와 함께 하죠




이제 결말입니다

시고니 위버는 데이나에게 마티를 죽여야 인류를 구할 수 있다고 하죠  그게 청춘슬래셔뮤비의 공식이기도 합니다 순결한 여성만이 살아남는거죠

청춘슬래셔뮤비를 어른들이 젊은이를 벌주는 영화라고 해석하는 관점도 있더군요 연구소 직원 그리고 시고니 위버 어른 세대 즉 구시대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청춘슬래셔 호러 영화의 공식대로 데이나는 마티를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늑대인간의 공격으로 마티를 죽이지 못하죠 어른 , 구시대의 공식을 따르지 못한 데이나와 마티의 대화가 재미있습니다

마티 : 이제 인류멸망이구나
데이나 : 이제 인류가 아닌 다른 존재가 주도권을 쥐는 것도 나쁘지 않아

인류가 아닌 다른 존재는 구시대가 아닌 새로운 시대를 의미하는 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제 클리셔로 가득한 호러 영화판도 싹 갈아엎고 새로운 세대가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거죠

 그 호러영화판을 갈아엎는 것은 고대신의 거대한 손이죠 그 고대신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관객이죠 호러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을 죽이는 걸 관객 (고대신)에 대한 인신공양으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더군요 그 인신공양이 호러 영화의 공식대로 제대로 안되자 고대신(관객)이 인류를 멸망시키죠 그 결과  호러 영화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겠죠




일본에서도 스웨덴에서도 호러 영화는 안무섭고 아이들도 못죽이죠 오히려 아이들이 귀신을 갖고 놀더군요 호러 영화의 위기의식의 표현이겠죠

영화 속 고대신은 인류를 멸망시켰는지 모르지만 관객은 호러 영화를 완전히 외면하지 않았죠 <캐빈 인 더 우즈>도 호러 영화 팬들에게 평가가 좋았고 흥행도 망하진 않았는지라 속편 얘기가 있다고 하더군요

고대신보다 관객은 관대하고 현명하네요 최소한 새로운 시도를 외면하진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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