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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 결말- 인간의 규칙과 욕망 그리고 자연의 법칙 (2007년)

by 올영 2018. 12. 4.

제목만 얼핏 보고 노인들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알고 보니 스릴러더군요

2008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등 영화의 작품성은 널리 인정받고 있는 듯합니다 한국에서의 관객 수는 64,078명입니다만

우연히 돈을 손에 넣은 모스와 사이코패스의 시거의 추격전으로만 봐도 영화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중간에 문득문득 기존 영화와는 다른 장면과 결말이 당황스럽게 하긴 합니다

원작은 코맥 메카시의 동명 소설 < No country for old man>이라고 합니다




영화가 끝나면 분명 이 영화는 먼가 말을 하고자 하는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느낌입니다

이 영화가 쉽게 와닿지 않는 건  영화자체가 불친절하기도 하지만 은유와 상징등이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해가 안갈 때는 쉽게 생각해라라는 말이 있듯이 이 영화도 쉽게 생각해 봤습니다 왜냐하면 표현이 난해해도 본질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1. 시거

시거는 사이코패스인 것 같기도 하고 죽음을 상징하는 듯도 하더군요 시거는 사회적 규칙을 무시하고 자신만의 규칙을 따르는 듯합니다 자신만의 규칙이란 죽음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보면 인간의 규칙이 아닌 우주 자연 혹은 신의 법칙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산소통을 들고 다니면서 잠긴 문을 날려버리고 어느 곳이나 들어가는 모습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기본적으로 사람의 생명의 가치를 동물과 동급으로 여기는 듯하더군요 가령 지나가다 다리 위에 앉아 있는 새를 아무 이유 없이 총으로 쏜다거나 벨이 모스의 아내에게 찰리가 소를 잡을 때 이마에다 못을 박는다고 했는데 비슷한 방식으로 노인을 죽이기도 합니다

시거는 사람의 목숨이 동물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사회적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자연이나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새나 소의 생명과 인간의 목숨의 가치가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거는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게는 사이코패스이자 모든 생명체의 죽음을 상징하는 듯 보입니다

시거는 삶과 죽음의 우연성을 강조하고 인간의 목숨을 동전으로 결정하기도 합니다 우연의 규칙을 따른 노인은 살려주고 믿지 않는 모스의 아내는 살해합니다




인간에게 삶과 죽음이란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 죽음을 상징하는 시거에게는 간단한 문제입니다

이건 영화가 인생에 대한 염세주의적이고 허무주의적 관점을 보여주는 듯도 합니다

2. 모스

인간의 욕망 중 공동체에 필요한 욕망은 장려되지만 공동체에 해가 되는 욕망은 억제됩니다 그것이 바로 사회적 약속이자 규칙입니다

모스는 사회적 규칙을 욕망에 의해 지키지 않는 사람입니다 죽어가는 갱을 놔두고 돈을 찾아 떠납니다





하지만 그는  자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물통을 들고 다시 죽어가는 갱을 찾아간다는 것은 그가 시거처럼 사회적 규칙에서 완전히 벗어난 인물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그는 인간의 규칙과 욕망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입니다

하지만 그는 뒤늦게라도 사회적 규칙 (아픈 사람은 도와야 한다)을 따르려고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시거에게 쫓기게 되고 죽음의 이유가 됩니다

인간의 규칙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인간에 의한 규칙은 허무맹랑한 믿음이 됩니다




하긴 영화속 삶과 죽음이라는 자연법칙이 아닌 인간에 의한 규칙이란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문화에 따라 달라지고 있긴 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욕망과 사회적 규칙의 갈등은 모스의 모습만이 아닙니다

모스가 청년들에게 옷과 맥주를 사는 장면과 시거가 소년들에게 옷을 사는 장면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오는 걸로 보이더군요

모스는 아내를 기다리면서 그리고 시거에게 쫓기는 와중에도 이성에 대한 욕망에 의해 시거가 아닌 다른 갱단에 의해 허무하게 죽게 됩니다


3. 벨

보안관 벨은 인간의 규칙을 유지하는 역할을 평생 해오고 있습니다
그는 그 나이 때의 노인들이 그러하듯 과거에 대한 일종의 향수 같은 것을 느끼고 있고 초반에는 보안관이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4살 소녀를 이유 없이 죽인 청소년 그리고 노인들을 죽이고 연금을 받은 부부 이야기 등 그에게 현세대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초반부에 젊은 보안관에게 "늙으면 다보여"라며 자신의 연륜과 경험을 자랑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나이를 먹음에 따라 스스로 무력감을 느끼고 시거에 대해 두려움같은 것도 느끼는 듯하더군요
시거가 죽음을 상징한다면 이건 어쩌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벨과 엘리스가 인디언들에게 죽임을 당한 맥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엘리스가 벨에게 "너가 겪은 건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즉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시거와 같은 그리고 14갈 소녀를 죽인 청소년 노인들을 죽이고 연금을 받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미국인들은 인디언들을 살육하고 땅을 빼앗은 역사가 있습니다 그 미국인들은 욕망에 의해 인간의 규칙을 어깁니다
모스, 벨, 그리고 해결사가 서부시대를 암시하듯 왜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다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모스가 국경을 통과할 때 베트남 참전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이것 역시 과거에도 미국인은 이런 시거와 같은 미친 짓(전쟁)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합니다

벨은 옛날에는 보안관이 총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다만 노인들의 과거에 대한 향수만 있을 뿐이죠

"나이를 먹으면 신이 와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안 왔다"

벨은 나이를 먹으면 인간에 대한 그리고 세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나 세상이 구원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늙어갈 뿐이었던 것입니다

마지막 장면은 벨이 아내에게 두 가지 꿈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첫 번째 꿈은 아버지가 돈을 주었는데 잃어버렸다
죽음을 앞둔 벨에게 돈(욕망)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 같습니다

두 번째 꿈은 아버지와 길을 가다 아버지가 먼저 가서 어둡고 추운데 불을 피우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둡고 추운 인생길에 얼마간의 따스함이 있다 벨도 아버지를 따라갈 것이다 즉 죽음을 암시하는 듯하더군요

한 개인의 삶의 끝이 죽음이고 그 길의 마지막이 노인이라면 결국 인간을 위한 나라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해 이해하지도 못하고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하고 그냥 아버지들이 그랬던 것처럼 죽어갈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이 만든 규칙이 아닌 자연 우주 혹은 신의 법칙입니다




정리하면 시거는 자연 우주 신의 법칙을 상징하고 모스는 인간의 규칙과 욕망사이에서 갈등하며 욕망을 추구하며 사는 인간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벨은 죽음을 앞둔 노인이 되어서야 시거와 모스를 통해 삶의 무의미함 허무함을 깨닫게 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벨이 인간을 상징하는 모스의 죽음을 막지 못하고 자연 우주를 상징하는 시거를 잡지 못하는 결말은 인간의 삶이란 결국 욕망을 추구하며 아웅다웅 살지만 자연 우주의 법칙속에서 소멸되어 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 인간에게는 소중한 삶이지만 자연 우주의 관점에서 한 인간의 삶이란 동전앞면인가 뒷면인가와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해석은 다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영화가 상당히 허무주의적 염세주의적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인생을 더 살아 노인이 되면 좀 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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