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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전우치 해석 결말 - 자기만족추구형 히어로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1. 19.

영화 <전우치>는 <홍길동전>과 비교되는 고전 소설<전우치전>이 원작으로 각색한 영화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나온다는데 난 왜 배운 기억이 없는지

영화 <전우치>속의 전우치 캐릭터는 소설 <전우치전>에서 가져온 듯합니다 소설 속 전우치는 백성이나 억울한 사람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자기만족이나 장난기도 있고 과부를 보쌈하는 등의 잘못을 하기도 합니다 

<전우치전>이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민간에서 구전되던 이야기를 누군가(작자 미상)가 소설로 엮어 홍길동보다 더 서민적인 캐릭터가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캐릭터가 홍길동이나 여타 다른 히어로와 차별화되어 더 친근감이나 재미를 주고 있는 듯합니다




전우치의 캐릭터 외에 초반에 옥황상제의 사신인 척 조선 왕을 농락하는 장면이나 그림 족자 속으로 들어가는 것, 과부를 보쌈하는 것, 화담(서경덕) 등이 소설에도 나옵니다





소설과는 다르게 화담이 악역으로 나오는 건 좀 궁금하긴 하더군요

영화를 보면 주제나 메시지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잘 모르겠습니다
재미있었으면 됐다 어차피 이 영화도 수많은 영화 중에 하나일 뿐
메시지가 있든 없든 내가 이해했든 못했든 이런저런 영화가 다양하게 있는 게 좋지라는 생각입니다

초랭이가 개보다는 여성이나 남성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이성을 너무 밝혀 아예 성을 바꿔버린 설정이 되는 거죠
초랭이가 개라고 하니깐 왠지 좀 이질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전우치의 전반부의 꿈을 후반부의 꿈과 연결하는 장면에서는 먼가 기대하게 하더군요 장자의 <호접지몽-나비꿈>처럼 도가사상이 나타나는 건가 하고요

마치 주성치의 <선리기연>처럼 서인경(임수정) 과의 여운이 남는 이별?
부질없는 속세의 인연을 끊고 소설처럼 도를 닦으러?

하지만 이것도 먼가 의미를 찾고 싶은 나의 습관이더군요
전우치는 금방 거문고에 활을 쏴서 "나비꿈같은 꿈같은 소리 하네"하고 날려버리더군요




영화의 일관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우치는 자기만족-속세의 즐거움을 추구합니다
하긴 어설픈 것보다는 이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우치의 캐릭터가 더욱 인간적이라 친근감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소설 <전우치전>에는 전우치가 왕을 농락하여 백성들에게 쌀을 나눠준다거나 억울한 사람을 휘오리 바람으로 구해주는 등의 사회비판적인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 <전우치>가 사회비판적인 부분을 다루지 않아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전우치는 "벼슬아치들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라고 말은 하지만 그것뿐입니다
전우치는 내 역할은 요괴사냥까지라는 듯 요괴 사냥은 목숨 걸고 열심히 합니다


<홍길동전>과 <전우치전>을 비교하여 <전우치전>이 사회개혁 의지가 더 약하다는 말이 있더군요 홍길동은 율도국이라는 이상국을 건설하지만 전우치는 화담의 제자가 되어 태백산으로 도를 닦으러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우치전>은 도가의 영향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홍길동도 조선을 떠나 어느 섬 (오키나와라는 말도 있습니다)에 가서 율도국을 세웁니다 조선의 모순은 해결하지 못하지요
그리고 율도국도 왕조국가입니다
당시 조선인에게 새로운 대안은 없었겠죠

도술을 부리는 기인인 전우치도 홍길동도 둘 다 벼슬도 하지만 조선 개혁을 이루지는 못합니다

이건 당시 조선인들의 변화의 한계성과 무력감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소설의 영향을 받아 영화 <전우치>도 사회 모순보다는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캐릭터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쩌면 전우치의 장난기와 또 냉소적이라고 할 수 있는 웃음도 그런 현실 인식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전우치에게 요괴 잡았으면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말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이런 부분이 아쉽다면 영화속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나의 모습처럼 영화가 사회부조리를 다루는데 익숙해져 있는 것일 지도 모릅니다

CG나 완성도에 대해 당시 개봉한 <아바타>와 비교해서 말들이 있더군요
미국의 자본과 기술은 지금도 못 따라가는데 2009년에야 오죽했겠나라는 생각입니다

내가 원래 디테일에 좀 약합니다
사람이 아는 것 관심 있는 것만 보인다고 나한테는 큰 문제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전우치2>가 현재 제작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문제들이 개선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어쩌면 트렌드를 쫓아 사회부조리를 다룰 수도 있겠네요

영화<전우치>는 전우치가 조선시대에서 현대로 시공간을 넘어왔듯이 고전소설 속<전우치>를 현대에서 대중화시켰습니다

그 후에 드라마도 만들어졌습니다




한국의 정서는 '한'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지배층으로부터의 핍박과 수탈 그리고 외세의 침략등의 역사가 그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한국영화 중에 한풀이 영화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세상을 구할 히어로가 있어야 합니다
그 히어로가 '한'이 아닌 유쾌하다면 그것 또한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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