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35년 만의 후속작인 <블레이드 러너 2049>는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8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관객 수 321,424명으로 참패에 가깝더군요
일단 SF 영화답지 않게 액션신의 부족과 느린 전개 전편과의 연계성 등으로 사이버펑크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 아니라면 즐기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주제 소재 등에서 전형적인 사이버펑크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작과의 차이점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더욱 세련되어진 영상미와 리플리컨트에 대한 오픈 마인드라고 보입니다
전작에서의 리플리컨트는 인간에게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로 나오죠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의 리플리컨트는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존재 인간에 의해 지배받는 약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전작에서의 인간과 리플리컨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4년이라는 수명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탄생이 중요한 차이점으로 나옵니다
한 생명체로서 삶의 시작인 탄생과 끝인 죽음이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통제되지 않는다면 독립된 생명체의 기본적인 조건은 충족된다고 할 수 있겠죠
인간이 리플리컨트를 바라보는 시선은 월레스와 조시(경찰국장)를 통해 보여줍니다
월레스는 리플리컨트를 제품과 노예로 인류의 번영을 위해 필요한 존재로 보고 있고 조시는 리플리컨트와 인간과의 차이를 유지해 질서를 유지해야 하는 경계의 대상으로 보고 있죠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죠 노예를 부릴 수 없게 된 인간은 인간에 최대한 가까운 존재를 만들어 비문명화된 시기의 노예제를 다시 꿈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노예를 갖고자 하는 욕망 그리고 그 욕망은 인종차별이라는 변형된 형태로 여전히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계급투쟁은 반복됩니다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리플리컨트의 혁명군이 그런 역사의 반복을 암시합니다
데커드와 레이첼 사이에서 태어난 딸은 자신의 기억을 리플리컨트들에게 이식합니다 이것은 인간에 의해 제작된 존재가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서 자각을 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였으면 했지 그래서 우리가 믿는 거야"
혁명군의 우두머리가 K에게 한 말은 그들이 인간에 의해 제작된 것이 아닌 탄생한 하나의 생명체로서의 자각과 욕망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리플리컨트는 아직 인간과 제품 사이의 경계선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껍데기라고 인간에게 불리는 K의 모습은 일종의 인종차별처럼 보이고 그걸 담담히 받아들이는 모습은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AI인 조이는 눈을 즐기는 감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멈춰버리죠
월레스는 데커드에게 데커드의 레이첼에 대한 사랑이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것이라고 의심안해봤는가라고 질문합니다
이렇게 인간과 제품의 경계선에 있는 K는 혁명군과 조시의 명령을 어기고 독자적인 판단으로 데커드를 구해 딸과 만나게 해줍니다
K는 데커드의 딸과 일정한 기억을 공유해 데커드를 아버지로 여기는 감정이 생긴 듯하더군요 하나의 생명체로서 가족 그리고 가족애를 갖게 된 것입니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SF사이버펑크영화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미래사회에 대한 경고 그리고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에 대한 경고의 기능이죠
리플리컨트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지만 인간의 범위 어디까지가 인간인가 다시 말하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블레이드 러너>가 인간의 경계심(警戒心)의 시작이라면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인간의 경계(境界)의 붕괴라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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