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파프리카>는 <퍼펙트 블루>의 곤 사토시 감독의 유작이라고 하더군요 췌장암으로 사망했다고 하는데 훌륭한 감독인데 안타깝습니다
<파프리카>를 보면 비슷한 소재인 <인셉션>이 생각나기 마련입니다
<인셉션>의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은 <파프리카>의 여러 장면을 오마주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이 없다고 하더군요 기면 기다 아니면 아니다라는 말이 없다는 건 표절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퍼펙트 블루>가 <블랙 스완>에 영향을 주었고 <공각기동대>가 <매트릭스>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원작은 위안부 망언을 했다는 츠츠이 야스타카의 소설이라고 하더군요
<파프리카>는 블로그 이웃의 추천으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전에 보긴 봤는데 졸면서 봐서 잘 기억이 안나더군요 하지만 소재가 '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본 <파프리카>를 따라가는데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꿈'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몰랐다면 헷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파프리카>를 보면서 자연히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 생각나더군요 역시나 프로이트를 인용해서 <파프리카>를 해석하는 평론가나 사람들이 있더군요
프로이트가 신경증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꿈의 해석>의 단서를 찾았다는 사실이 <파프리카>에서도 정신병 치료를 위해 'DC미니'를 통해 꿈 해석을 하게 된다는 설정과 일치하더군요
프로이트는 사람의 심리가 이드(원초적 본능적 욕구), 에고(자아), 슈퍼에고(사회적 도덕적 관념)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봤답니다
꿈이 무의식의 억제되고 봉인된 욕망과 트라우마 등을 표현한다고 본다면 이드는 꿈(무의식) 그리고 에고와 슈퍼에고는 현실(의식)로 표현된다고 편의상 분류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류는 편의상인 것이고 의식은 무의식의 빙산의 일각으로 인간의 의식은 무의식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사장은 첫 등장씬에서 "과학기술을 제어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지"라고 말합니다
이건 인공지능의 등장 이전의 대부분의 SF 영화에서 다루던 주제이자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꿈이라는 무의식의 세계를 정복하는 기술의 본래 의도(정신병 치료)와는 다르게 인간의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경고가 됩니다
이사장은 평소의 말과 다르게 무의식(꿈이자 이드)의 지배는 받는 범인이기도 합니다
꿈(무의식)을 해석하게 되어 자신의 무의식을 확실히 알게 되면 이사장이나 오사나이처럼 무의식의 지배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무의식(꿈)을 의식(현실)으로 할 수 있는 방법(DC미니)이 있다면 자신의 무의식(이드)을 쫓게 될 수 있게 되는 거죠 즉 이드라는 욕망을 추구하게 되는 거죠
이사장의 욕망은 권력욕으로 보이고 오사나이의 욕망은 짝사랑하던 아츠코의 소유처럼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들의 비뚤어진 무의식의 욕망의 원인은 이사장의 장애가 있는 다리(아바타가 생각나더군요)와 오사나이가 갖고 있던 토키타에 대한 열등감으로 보입니다
즉 현실에서의 결핍입니다
꿈의 해석의 부정적인 영향이 이사장과 오사나이라면 긍정적인 영향은 아츠코와 코나카와입니다
아츠코는 무의식 속에서 토키타에게 끌리지만 그의 외모나 어린아이같은 성품에 의식적으로 멸시합니다 코나카와는 젊은 시절 영화의 꿈을 꾸던 친구에 대한 열등감으로 영화를 포기하고 형사가 되었지만 친구의 죽음에 스스로를 배신자라고 자책하며 트라우마를 겪습니다
하지만 꿈(무의식)과 현실(의식)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정에서 아츠코는 토키타에 대한 사랑을 이루고 코나카와는 젊은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되죠
같은 현실에서의 결핍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이런 결과는 부정적인 이드(욕망)를 자아가 제어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로 보았습니다 즉 무의식과 의식은 서로가 제어하고 조화롭게 영향을 주고받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꿈속에서 아츠코가 상반된 이미지의 파프리카가 되고 토키타는 어린아이같은 품성이 반영된 로봇이 되고 이사장은 괴물같은 다리로 걸어다니고 히무로는 여자인형이 됩니다 (히무로가 동성애자라는 말이 있더군요)
이건 마치 무의식속의 이미지가 형상화된 것이기도 하지만 한때 유행하던 일종의 가상현실같은 느낌도 납니다
미래과학기술이 인간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파프리카>의 공포이지만 또 다른 공포는 '자신의 몸을 통제하지 못한다'라는 공포도 있는 듯합니다
이런 종류의 공포는 정신병자, 빙의, 다중인격등으로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공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해킹과도 같은 방식으로 침투하여 인간의 정신과 몸을 조정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SF영화의 새로운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 <파프리카>는 꿈이라는 무의식이란 점이 독특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2% 부족한 아츠코와 토키타의 결합(무슨 음료수가 생각나더군요) 그리고 그 결핍을 채워준 파프리카(무의식의 또 다른 아츠코)에 의해 탄생한 아기는 꿈을 빨아들이며 성장합니다 그 꿈은 다시 말하면 무의식이 됩니다 이사장까지 빨아먹은 아기는 성인여성으로 성장하죠
이 부분은 인간은 꿈(무의식)을 형성하며 성장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 속에는 긍정적인 것 부정적인 것들이 섞여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결말에서 파프리카가 코나카와에게 '꿈을 꾸는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추천한 것과 연결되는 듯하더군요
곤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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