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최근까지 미성년자에 의한 잔혹범죄와 성범죄가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떠오른 영화가 일본영화 <고백>이였습니다
일본영화는 한국영화와는 좀 다른 감각이고 연기도 한국인이 보기에는 좀 어색한 경우도 많아 인상에 남는 영화가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본영화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관객 100만이 넘은 영화가 2편(애니는 제외)밖에 없었다고 하니 대충맞는 것 같네요
근데 간혹가다가 한국영화와는 다른 주제와 소재 설정으로 신선함과 놀라움을 주는 경우는 있는 것 같습니다
<고백> 역시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보다는 이런 부분이 더 흥미로웠던 영화입니다
영화는 각각의 주요인물들의 고백으로 장을 나눈 구성인데 이건 원작소설인 <고백>의 구성을 따른 듯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먼가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느낌이 든 이유는 어른인 유코가 미성년자인 슈야와 나오키에게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복수를 한다는 점입니다
중학교 선생님인 유코는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합니다 오히려 학생들이 반말을 하더군요
유코는 어린 학생들에게 항상 존잿말을 하는 이유는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생님과 제자 그리고 어른과 아이와는 사회적 관념을 부정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닐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유코 자신의 복수를 스스로에게 정당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할 것입니다
<고백>은 선입견인지 모르겠지만 일본느낌의 사이코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인 제자들의 범죄에 의해 딸인 마나미가 살해당하고 <소년법>으로 인해 법으로 처벌이 불가능하게 되자 유코는 사적복수를 합니다
이런 사적복수는 영화에서 흔하게 다루는 소재이기도 하고 한국영화에서도 흔하게 다루어 왔습니다
대표적인게 공소시효만료로 처벌이 불가능해지자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의 사적복수를 다뤄 일본에서도 리메이크한 <내가 살인범이다>가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고백>의 가장 큰 특징은 범인이 미성년자로서 미성년자의 범죄행위를 처벌할 수 없게 한 <소년법>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한국에서도 <소년법>에 대한 논란이 미성년자 범죄가 기사회될 때마다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흥행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을 범죄자취급하고 어른이 아이에게 복수한다는 것이 공감보다는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여전히 우리 사회는 미성년자는 보호받아야 하고 사회가 잘 이끌어줘야 할 존재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역으로 이 영화 <고백>이 한국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영화에서는 아이들의 세계와 어른의 세계를 분리시켜 보여줍니다
유코는 슈야가 초딩때부터 동물을 죽였다는 말을 듣고 초딩쌤에게 전화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듣게 됩니다 교장하고도 의논하지만 교장은 웃어넘겼다라고 말합니다
초딩쌤이나 교장의 이런 태도는 아이를 말 그대로 아이로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이였던 그 슈야는 연쇄살인범이 되어버리죠
<고백>에서는 반아이들과 새로 담임으로 부임한 요시키와의 관계를 통해 아이들의 영악함과 아이들을 마냥 순진하고 순수한 존재로만 바라보며 웃음거리가 되어가는 요시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흔히 아이들을 어른의 눈으로 보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고백>에서는 "그렇다면 아이들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고 질문하고 있는 듯 합니다
반아이들이 슈아를 살인자라며 왕따시키는 이유는 그들의 죄책감을 슈아에게로 돌리는 행위로 보이고 공범인 나오키에게 격려의 편지를 쓰는 장면은 어른인 요시키에게 순수한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영악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고백>은 미성년자가 범인이므로 왜 슈아와 나오키가 살인을 하게 되었는지를 등장인물의 고백의 형식으로 세세히 보여줍니다
거기에는 분명히 집안문제, 부모와의 문제 그리고 또래집단과의 문제가 제시됩니다
하지만 슈아와 나오키를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자세는 아닙니다
유코의 복수로 인해 슈아와 나오키는 파멸을 맞게 되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기존의 미성년자를 바라보던 관점에 어색함과 불편함을 주기도 합니다
<고백>은 기본적으로 미성년자 범죄를 처벌할 수 없는 <소년법>이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성인이든 미성년자이든 피해자와 희생자는 똑같이 발생하고 그 피해자와 희생자의 가족도 똑같이 남게 됩니다
그렇다면 미성년자인 가해자에게 처벌이 아닌 갱생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기본취지의 <소년법>아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는 어떤 의미가 되는가라는 의문이 남게 되죠
그렇다고 미성년자인 가해자를 성인과 똑같은 수준에서 처벌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고백>에서의 미성년자인 슈아와 나오키의 범죄행위는 희생자와 유족이라는 결과에서는 성인범죄와 같으나 원인은 일반적인 성인의 범죄행위의 원인과는 다른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화가 부족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미성숙한 미성년자의 범죄행위는 잔혹한 양상을 보이기도 하고 그 범죄행위는 학습, 발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0년도 영화이지만 아이들은 휴대폰과 문자, 그리고 웹사이트등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해가고 아이들의 지식과 사고는 과거와는 또 다르게 변해가고 있죠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의 아이들에 대한 시선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기게 만들죠
<고백>에서는 중딩들의 왕따,폭력, 성적 괴롭힘, 교권추락, 영악함과 그런 중딩들의 세계를 모르고 헛다리 짚는 요시키, 그리고 복수하는 유코, 자식을 버린 슈야의 부모, 과보호하는 나오키엄마등 어른들의 잘못된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모든 중딩에게 그리고 모든 어른에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비슷한 미성년자의 범죄행위가 과거에도 있었는데 인터넷의 발달로 드러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분명한 건 미성년자의 범죄행위도 범죄행위라는 것이고 필연적으로 희생자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죠
<고백>은 이렇게 우리에게 <소년법>으로 대표되는 미성년자 잔혹범죄의 심각성과 그 해결방안에 대해 질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른들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도 함께 다루고 있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질문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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