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리즈는 1편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많은 경우 1편에 그 영화의 세계관과 철학 소재 설정등이 다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혹성탈출은 널리 알려진 영화고 최근까지도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라 대강 줄거리는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1편이 오리지날이 궁금해지더군요.
인류는 참 바쁩니다 외계인과 싸우고 괴물하고도 싸우고 AI와도 싸우고 이젠 유인원하고도 싸워야 하는군요.
1968년 영화로 <혹성탈출>은 연기나 특수효과등에서 지금의 감각으로 보면 좀 부족한게 많이 보이긴 합니다
디테일한 부분에 관심이 많은 관객에게는 지적거리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가령 좀 아쉽게 생각되는 부분은 인간이 왜 동물수준으로 퇴화하였는지 그리고 유인원이 어떻게 인간수준으로 진화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죠
그래서 최근의 <혹성탈출>시리즈들이 이런 부분을 채워주고 있나 보네요
개인적으로는 전체적인 주제와 전개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영화를 봐서 연기와 특수효과의 부족 그리고 디테일의 부족등은 그냥 감안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인지 1968년도 영화지만 상당히 흥미롭게 봤습니다
인간을 지배하는 유인원이라는 설정은 지금에서 봐도 상당히 쇼킹한 면이 있습니다
원작은 프랑스 작가인 피에르 불의 <planet of apes> 즉 유인원의 행성입니다
<혹성탈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혹성은 일본식 표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는 이 영화를 제외하고는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런 상상력이 나온거겠구나하고 추측했는데 실상은 피에르 불의 안좋은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 설이 있습니다
2차세계대전때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곤혹을 치렀는데 거기서부터 혹성탈출은 시작이 되었다고 하는 설이 있는데 나무위키에 의하면 공식기록에는 포로는 아니고 잠시 억류되었다고 하는군요 아무튼 그 시절 하등인종이라고 여겨지던 아시아인인 일본인들에게 백인들이 포로로 잡혀있는 포로수용소에서 영감을 받은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일본인을 유인원으로 대체하면 대충 어떻게 아이디어가 시작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피에르 불의 또 다른 작품인 <콰이강의 다리>도 일본과의 전투입니다
첫씬은 지구를 떠난 우주선에서 다른 동료들이 깊은 수면에 빠져 있고 테일러가 녹음으로 기록을 남기는 장면입니다 테일러는 전쟁을 하는 인류를 비웃지요 이것도 피에르 불의 경험에서 나온것이 아닐까요?
첫씬이 마지막씬과 연결되는 지점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자유의 여신상앞에서 자신이 지구로 돌아온걸 알고 오열하는 테일러는 " 전쟁을 일으켰군 미치광이들" 이렇게 외치지요
세계대전을 경험한 작가는 이런식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인간과 다른 인종, 민족을 지배하는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어리석은 모습의 인간이 기득권과 지배력을 잃을수도 있다는 일종의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는 듯 합니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아마도 이 영화의 상징하는 장면으로 널리 알려진 결말부분의 자유의 여신상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 장면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유인원들이 인간들을 사냥하는 장면이였습니다
만물의 영장으로 모든 동물들 중 가장 고등동물인 인간이 인간의 방식으로 하등동물이라는 원숭이에게 사냥당하는 모습이 다소 쇼킹하더군요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진화론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창조론도 나옵니다
유인원들은 인간들이 하는 것처럼 신이 자신의 모습을 본따 유인원을 만들었다고 배웁니다
이 부분은 신의 모습을 닮았고 신의 의해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졌다고 믿고 있는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풍자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유인원의 행성(정확히는 지구)에서는 그냥 말못하는 하등동물일 뿐이죠
이런 하등동물인 인간은 인간들이 하등동물을 다루는 방식대로 유인원들에게 다루어지고 동물실험까지 당합니다
테일러가 유인원인 지라에게 "당신들도 나에게 모욕을 줬어"라고 하자 지라는 "그때는 당신이 하등동물인 줄 알았어요"라고 대답합니다
물론 동물들이 수치심이라는 것을 얼마나 느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인간만큼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부끄러움을 모르면 인간이 아니다"라는 맹자의 말도 있지요
하지만 동물도 생명체이고 고통을 느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에서 유인원이 인간을 다루는 방식이 인간이 동물을 다루는 방식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역지사지가 공감하기에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일본인들에 의해 백인들이 포로수용소에 갇힌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서는 인종차별의 문제도 연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일러와 유인원들은 서로가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이건 다른 민족, 인종을 차별할 때 냄새가 난다는 표현이 흔하게 사용되었던 사실을 연상시키죠
한국인들의 경우는 김치냄새, 마늘냄새난다는 소리를 듣곤 했죠
너무 두서없이 쓴 것같은데 정리를 하면
연기나 특수효과 그리고 디테일한 면에서 지적할 수 있는 있는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유인원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설정과 소재 그리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오만함, 반전(反戰), 그리고 인종차별, 인간이 동물을 다루는 방식등에 대한 비판등 다양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영화사에 남을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1세기에도 1968년도의 영화의 후속작들이 제작되었다는 것은 이 영화의 소재와 설정이 여전히 흥미와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놀라운 영화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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