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문기자>는 아베정권의 모리모토 학원, 가케학원 스캔들을 보도했던 도쿄여기자 모치즈끼 이소코의 저서 '신문기자'를 모티브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일단 이 영화에 한국여배우인 심은경이 일본배우들의 고사로 주연을 맡았고 무엇보다 일본민주주의에 대한 대놓고 까는 영화라고 알려져 한국내에서도 개봉전부터 상당히 주목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일본영화에 대한 선입견과 예고편을 통해 본 <신문기자>는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한국영화에 익숙한 나와 한국관객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할 것 같았고 역시나 한국 관객수도 10044명이더군요 십만이 아니고 만 사십사명입니다 이건 내 예상에도 휠씬 못 미치는 관객수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전개가 이런 비리 부정 폭로영화의 전형대로 이기도 하고 한국관객이 보기에는 조금은 밋밋하고 심심합니다 좋게 말하면 영화가 착하다(?)는 느낌까지도 듭니다
감정표현이 절제된 느낌이고 배우들의 얼굴표정도 거의 일관되기도 합니다 이것이 일본문화의 특징인지도 모르겠고
한국 배우인 심은경은 일본배우들사이에서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그게 한국인들에게는 더 익숙한 연기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목이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온 듯 <신문기자>인데 이것도 사람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는 조금은 심심합니다
가장 인상적이였던 건 결말이 권선징악 정의의 승리의 카타르시스가 아니였다는 점입니다
스기하라와 요시오카가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더구나 신호등이 빨간불 - 건널 수 없는 관계) 스기하라의 입모양을 보여주는데 "고멘 ( 미안해)"이라고 말하는 것 같더군요
영화를 갑자기 중간에 끝내버린 듯한 느낌까지 들어 어색하다는 느낌까지 드는 이런 결말은 아마도 현재의 일본의 민주주의에 대한 절망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익숙치 않아서인지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인지라 나름 효과적인 결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역시 <신문기자>는 영화내적인 의미보다는 외적인 의미가 더 중요할 듯 합니다
극우세력이라는 아베정권의 장기집권으로 여러 비리, 부정, 스캔들이 있었고 최근에는 벚꽃모임에 대한 논란까지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의 자유순위는 세계67위로 한국41위보다 못한 수준이죠
이렇게 우경화되어가는 일본사회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까는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했다는 점이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정치, 이념 영화가 많고 정치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더라도 각종 양념으로 영화속에 담는 것이 유행인 한국에서도 살아 있는 권력을 까는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된 경우는 내 기억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번에 이 영화를 소개하면서 일본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와 기대감을 동시에 갖게 하는 영화라고 평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영화가 어떻게 제작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깁니다
나무위키에 이 영화가 제작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우경화와정치적 무관심, 아베 자민당 정권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이렇게 대놓고 현 정권을 공격하는 영화가 전국 개봉을 할 수 있었던 것에는 남다른 배경이 숨겨 있다. 이 영화의 제작/배급사는 연 매출 50조원을 자랑하는 아시아 최대의 유통재벌이온그룹이고, 이온그룹은 일본 최대의멀티플렉스체인 '이온시네마'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때 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일본 야당의 거물오카다 가쓰야가 바로 이온그룹 창업주 오카다 타쿠야의 둘째 아들이다. 거기에 오카다 가쓰야의 동생은 바로 이 영화의 배경이 된도쿄신문의 간부이다. 참고로 3형제 중에 장남 오카다 모토야가 현재 이온그룹의 회장이다. 즉 일본 최대의 유통재벌 2세 3형제가 있는데 둘째는 아베 신조의 정적이고, 막내는 아베 신조를 비판하는 신문사의 간부인데, 이 내용을 가지고 첫째가 영화를 만들어서 개봉한 것이다. 이 정도 배경이 있으니 이 정도 영화가 개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 내에선 이런 점을 들어서 마냥 순수하게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정도의 '빽'이라도 없으면 아예 제작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황인 것도 감안할 필요는 있으므로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고 해야 할 듯.] - 나무위키 중에서 인용
그렇다면 만약 정치,이념에 관심이 많은 한국에서 현 정권을 까는 영화가 제작 개봉한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해보면 아마도 무사하진 못했을 건 같네요 가령 조국사태를 영화화 한다면 말이죠 또는 살아 있는 권력은 아니지만 몇 년전의 최순실스캔들이나
아마도 진영논리로 무장된 진영간의 다툼으로 사회적 갈등만 고조되는 결과였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신문기자>가 일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었던 이유가 오히려 일본인들이 정치에 관심이 적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이런 정치색이 강한 영화의 파급력이나 영향력도 적기 때문일까?
일본영화에서는 거의 없다는 정치영화를 그리고 한국까지 포함해서 없었던 살아있는 권력을 까는 영화를 만든 감독이 궁금해지더군요
<신문기자>의 후지이 미치히토감독은 한국언론과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말을 합니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한국 영화 감독들은 쿠로사와 아키라, 오즈 야스지로 감독님께 영향을 받아 공부했다고 하는데, 요즘 일본의 젊은 감독들은 오히려 한국 영화를 통해 영화를 공부한다. 나 역시 10대 때부터 한국 영화를 보며 영화 공부를 했고, 특히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작년에 보았던 한국 영화 중 최고는 '택시운전사'(2017)이다. 송강호 배우의 굉장한 팬으로, 그와 함께 작업 할 수 있는 기회를 꼭 갖고 싶다”며 한국 감독, 배우들과의 작업을 고대한다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 마이데일리 후지이 미치히토 인터뷰중에서
"과거의 한국감독들은 일본감독을 공부했다고 하는데 요즘 일본의 젊은 감독들은 한국영화를 통해 공부한다"라는 말이 한국인인 나에게 묘한 쾌감을 주더군요
작년에 본 한국영화 중 최고가 정치 이념색이 강한 <택시운전사>였다는 점도 <신문기자>라는 영화의 감독이 된 후지이 미치히토의 성향을 짐작케 하기도 합니다
근데 <신문기자>를 보면 한국영화공부한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아베는 일본의회에서 "내가 국가입니다" "총리는 삼라만상을 담당합니다"라는 절대반지라도 낀 자만이 할 수 있는 머같은 소리를 했습니다
<신문기자>가 다 담아내지 못한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모리모토 학원스캔들이나 통계조작, 자위대,정부기관등의 공식문서 조작의혹 최근의 벚꽃모임 논란등과 한국의 상황을 보면 현실은 영화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다만 개개인이 몰랐던 사실일 뿐이죠
하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현실이라는 테두리속에 사고 있는데 영화가 현실에서 벗어날 순 없겠네요
※ 방송보니깐 일본여배우들이 고사해서 심은경을 캐스팅하였다는 건 가짜뉴스라고 나오네요 누구말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한국언론에서는 그렇게 기사화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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