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정직한 후보 평/해석/결말 - 뻑큐가 엄지척이 될까 스포주의

by 올영 2020. 3. 25.

 

<정직한 후보>는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가장 기대했던 영화였는데 어느 정도 그 기대에 부응한 것 같네요

 

최근의 영화들 중에서 코로나의 영향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가 <히트맨>과 <정직한 후보>라고 합니다 <정직한 후보>는 관객수 150만명이라고 하는데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영화자체도 재미있어 코로나가 더 원망스러웠을 것 같네요

 

브라질 영화의 판권을 산 리메이크 영화로 한국적 설정으로 싹 다 바꿨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코미디, 희극, 풍자가 왜 하나의 장르로서 존재하고 기능해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영화의 기본전개는 문제를 지닌 주인공이 마법과는 같은 현상을 겪으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개선한다는 코미디영화의 하나의 전개로 새롭지는 않습니다 또한 전반부의 코미디 후반부의 신파라는 공식도 그대로이고요 물론 그 신파가 과하지 않았던 점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치는 현재의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와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풍자로 풀어가고 있다는 점일 것 입니다

 

 

 

정치인들의 위선과 가식, 거짓 그리고 내로남불등으로 정치무관심내지는 정치혐오증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죠

 

<정직한 후보>는 이런 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코미디, 희극, 풍자라는 방식으로 재미있게 그리고 속시원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사학비리, 자식의 이중국적, 병역문제,주식거래, 정치인들의 짬짜미등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정치인들의 실상을 개그의 소재로 풀어갑니다

 

만약에 이런 정치인들의 실상을 진지하게 풀어갔다면 오히려 식상하거나 지루하다고 느껴졌을만한 소재일 수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희극과 풍자의 힘인 것 같습니다

 

주상숙이 보험회사를 상대로 약자를 대변하는 역할로 싸워이겨 그것을 그녀의 정치적 자산으로 여기지만 그녀가 정치권에 발을 디디면서 점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썩어(?)가게 되어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가 할머니의 거짓된 죽음을 감성적인 이미지정치에 활용하는 모습도 정치인들의 감성정치 혹은 쑈를 연상시키기도 하죠

 

남편 봉만식은 주상숙에게 '넌 코가 없냐'면서 발냄새가 난다고 하죠

 

주상숙 본인이 인식하지 못한 자신의 발냄새. 그녀가 자신도 모르게 구리다라고 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보입니다

 

할머니인 김옥분은 주상숙에게 종종 뻑큐를 날립니다 이 뻑큐의 의미는 주상숙으로 대표되는 정치인에 대한 욕설내지 혐오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살을 시도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진 최슬기의 어머니는 몇 장면에서 나오는데 한마디 대사도 없더군요 아마도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현실을 상징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 평론가 몇몇이 안좋은 평가를 하는 듯 한데 개인적으로 그닥 나쁘지만은 않은 결말처럼 봤습니다

 

애당초 나의 예상결말은 해피엔딩이였는데 왜냐하면 코미디장르라는 점과 정직한 후보가 승리하거나 또는 행복진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예상을 했거든요 영화라는 것이 현실과는 다른 결말이 카다르시스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깐요

 

하지만 이 영화의 결말은 정직한 솔직한 주상숙의 승리도 행복도 아니였습니다

 

그녀의 거짓말을 못한다는 마법이 풀렸지만 여전히 솔직한 돌직구를 날리지만 그녀가 거짓말을 할때보다 정치적 경제적 지위는 안좋은 상태로 보입니다

 

시장선거에 나와서도 기호7번으로 무소속이거나 군소정당의 후보로 나오기도 하죠

 

이런 결말은 영화적인 카타르시스보다는 현실을 반영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 같네요

 

이런 흔한 예상과는 다른 그리고 영화적 카타르시스가 아닌 현실풍자에 충실하고자 한 결말이 이 영화가 단지 코미디나 웃음만을 추구한 영화가 아니라는 정체성을 더욱 뚜렷이 드러내고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정치권에서는 아니 우리 사회에서는 정직한 솔직한 사람이 과연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기게 만들죠 이 영화는 주상숙이 거짓말을 못하게 된다는 설정으로 우리 사회의 정직과 거짓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할머니 김옥분은 뻑큐를 날리다가 엄치척을 합니다 이 뻑큐가 주상순만이 아닌 정치인들에게 날린 것이라면 우리는 과연 정치인들에게 엄지척을 할 날이 올 수 있을까? 아마도 영화의 결말이 그 답일 것 같네요

 

봉만식과 봉은호가 주상숙이 원래의 모습(즉 거짓과 위선 가식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빌죠 돈을 많이 벌어오기를 바라면서

 

영화는 봉부자의 기도로 주상순에게 또 다른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궁금증과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끝납니다 어쩌면 후속작을 염두해 둔 결말처럼도 보입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영화는 후속작이 전편을 뛰어넘기는 대단히 어렵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속작도 기대해보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더욱 흥행에 성공하고 널리 화제가 되었음을 바랬습니다

 

정치인은 맹목적인 지지가 아닌 비판과 견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지론이거든요

 

그들은 너무 많은 권력과 힘을 가졌고 그들은 그 권력과 힘을 갖기위해 일반인보다 더 많은 잘못을 했을 수 있고 그 권력과 힘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잘못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정직한 후보>는 코미디와 풍자의 의미를 그리고 한국정치와 사회의 모습을 웃음으로 잘 풀어간 영화같네요

전개와 내용은 새롭진 않지만 시의적절하게 현실을 반영한 장르적 재미를 잘 살린 영화같기도 하고요

 

나와 생각이 달라도 코미디영화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만한 영화라고 생각되어 지네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