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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놈놈놈) 결말 해석(2008년) - 수컷냄새나는 영화 스포주의

by 올영 2018. 12. 15.

 

주의 :  결말까지 스포있습니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은 <다찌마와리>와 함께 만주웨스턴이라는 60-70년대 한국영화장르를 잇는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옛날영화느낌으로 만들었구나(일종의 복고) 했는데 우리 나라에도 서부극의 아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이라

중국 일본 이탈리아 필리핀 인도에도 이런 서부극의 아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도 꽤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연기 연출 카메라 음악 다 휼륭해 보입니다

 

 

1. 추격전

 

광활한 평야를 말타고 달리며 총질하는 것이 좁은 반도에서는 불가능한 설정이라 1930년대의 무법천지인 만주배경은 호쾌함을 주는 듯 합니다 옛날 우리의 선조들이 대륙과 만주에서 말타고 달리던 DNA가 되살아나는 느낌입니다

남자들이 차를 좋아한다는데 이런 유전적 습성이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도 해봤습니다

 

 
 
 

 영화상으로 한국영화에서 드문 호쾌한 장면인데 현실은 좀 다르더군요 둔황이라는 곳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이병헌은 말이 질주하기 시작하면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광활한 평야에서의 전투씬에서 박도원(정우성)이 필마단기로 일본군을 격파하는 것은 한국관객을 위한 보너스 일것입니다

 

 

한장의 보물지도(역시 복고느낌)를 가지고 박창이 윤태구 박도원이라는 세 인물과 마적단 일본군이 서로 빼앗기 위해 추격합니다

 

추격전은 과거부터 앞으로도 쭉 영화에서 자주 등장할 겁니다

예능에서 추격전의 시초를 무한도전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로 보는데 이 에피소드에서 <놈놈놈>을 차용한 모습니 나옵니다 이렇게 시작된 예능추격전이  <런닝맨>까지 이어지게 된듯합니다

 

추격전은 옛날 사냥과 전쟁에서 쫓고 쫓기던 본능을 자극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 스릴과 긴장감을 세포가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요새 어린애들은 게임이나 유튜브를 한다고 하지만 옛날의 놀이는 추격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동물들의 놀이가 사냥연습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2. 수컷들끼리의 승부욕

 

이 영화가 오마쥬(?)한 영화가 <황야의 무법자><쇠사슬을 끊어라>라고 합니다

<쇠사슬을 끊어라>는 1971년 영화로 세 인물이 불상(이건 다찌마와리가 갖다 씀)을 찾아 서로 협력도 하고 속이기도 하는데 결국은 독립군에게 불상을 넘겨주고 민족을 위해 헌신할걸 맹세하고 떠난답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놈놈놈>에서는 무정부주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조선 독립보다는 개인의 욕망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반부가 보물찾기 추격전이라면 후반부로 갈수록 세 인물 간의 승부욕으로 이야기가 변해갑니다

그 흔한 러브라인은 애당초 관심도 없고 여성캐릭터는 지극히 보조적인 역할에 지나지 않습니다

 

김지운 감독은 " 인간의 욕망은 무언가를 쫓아 질주하게 한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추가해서 인간의 욕망은 상대적 우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좋은놈(박도원)이 독립군의 의뢰를 받아 지도를 찾아 나서지만 사실 박도원은 박창이라는 말에 반응합니다 박도원은 현상금 사냥꾼이지만 실상은 그를 움직이는 건 승부욕입니다 

​윤태구가 박도원에게  박창이에게 집착하는 이유를 묻자 '손가락 귀신'이야기를 합니다 실상은 최고수인 손가락 귀신을 잡고 싶은 승부욕입니다

 

결말에서는 윤태구가 손가락 귀신이라는 걸 알고는 승부를 보려고 합니다

엔딩에서 박도원은 다시 윤태구를 뒤쫓습니다

 

 

 

박창이는 처음부터 승부욕을 드러내는 캐릭터입니다 김판주가 "만주의 최고"라는 말에 발끈하는 모습입니다 다시 '대륙의 최고'라는 말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윤태구에게 당한 적이 있어 반드시 윤태구는 반드시 넘어야 할 대상입니다

기껏 보물을 앞에 두고 삶의 허무함을 이야기합니다 그에게 허무함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총잡이로서 최고가 되는 것뿐입니다

 

윤태구는 조선에서는 박창이 못지않게 냉혹한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주로 가서는 승부에 초연해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총잡이로서의 승부욕을 잘알고 있는 박창이의 도발에 결국 박도원 박창이와 승부를 봅니다

 

 

이 영화에서 보물은 미끼이고 실상은 세 인물의 승부욕입니다 총잡이로서의 승부욕이기도 하고 남자의 자존심입니다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남자들의 자존심 승부욕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승부욕과 자존심은 세 인물에게만 극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린 세 인물의 대결의 결과가 보고싶기도 하고 호랑이와 사자의 승자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국축구가 지면 우울해지고 마구 댓글로 화풀이합니다

또한 폭력사건이나 살인사건의 경우 예상과 다르게 계획된 사건보다 우발적인 사건이 휠씬 많습니다

이런 우발적인 사건은 대개 무시당했다는 자존심의 상처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인간은 남들보다 좋은 차 좋은 옷 좋은 가방을 원합니다

그런 것이 자신이 집단에서 우위에 있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는 성적, 서열화된 대학, 직장에서는 연봉 그리고 신분상승의 욕망

결국은 집단내에서 우위에 있고 싶은 욕망이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총잡이영화라 수컷들끼리의 승부욕이라고 표현했지만 여성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오락영화에 너무 진지한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는데 관람태도야 생김새와 인생관이 다르듯 다를 수 있을테니깐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영화가 계속 나왔으면 합니다 <놈놈놈><다찌마와리> 둘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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