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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그때 그 사람들 해석과 결말 - 판단은 없지만 할 말은 한 듯(2005년)

by 올영 2018. 12. 15.

<그때 그 사람들>은 한국 근대사의 가장 극적인 사건인  10.26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2005년도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까지 수상하였지만 관객 수 1,083,962명으로 흥행에는 성공적이진 않았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시작에서 이 영화가 역사적 사건에 기초한 창작물이라는 밝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실제 사건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연기와 연출도 만족스럽게 보였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실질적 주인공은 주과장(한석규)이 아닌 김부장(백윤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바로 실제 역사에서는 김재규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만큼이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다양하다고 합니다

 

 


유신정권을 끝내 민주화 과정에서의 수많은 피해를 막고 민주화를 앞당긴 의사 김재규라는 평부터 민주화를 위한 혁명이 아닌 권력 다툼에서 박정희를 우발적 즉흥적 암살했을 뿐 무계획적 거사로 전두환 정권의 신군부를 초래하게 되어 민주주의에 기여한 것은 없다는 평까지 극단적으로 갈리더군요

김재규가 자신의 영역인 남산 중앙정보부에 가지 않고 육본으로 간 것이 패착이라는 평이 많던데 중정으로 갔었다고 해도 김재규가 정권을 장악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좀 더 버틸수는 있었겠지만 중정에서 군권을 장악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군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계산에서 참모총장을 부르고 육본으로 간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단독거사였고 박정희전대통령 사후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고밖에 안보였기 때문입니다
남산 중정으로 가다가 육본으로 돌린 것만 봐도 치밀한 계획은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의 이런 무계획적 즉흥적처럼 보이는 모습에는 공모자와 함께 할 수 없는 상황도 있었을 것입니다
일단 공모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기밀이 누설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사실 대부분의 거사는 내부자의 밀고에 의해 들통나고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당시 권력핵심부에서 박정희 정권의 꿀을 나눠먹던 권력층중에 김재규와 뜻을 같이 할 사람이 얼마나 있었겠는가라는 의문도 생깁니다

만약 김재규가 더 치밀하게 계산하고 계획했다면 아마도 10.26은 사전에 포기하였거나 발각되어 역사에 기록되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탄핵정국 때는 김재규가 최태민 일가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보고하였던 사실을 들어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10.26사건에 대한 역사적 의미나 가치보다는 인물들에 대한 희화화 풍자에 주력하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박정희, 김재규, 비서실장등 정권의 핵심실세들의 일본어 사용 그리고 엔카를 즐기는 모습 검도(검도의 종주국은 일본)를 하던 경호원이 택견을 하는 모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장교출신이라는 것과 함께 이 정권의 뿌리는 친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박정희)의 여성편력, 할아버지로 불리며 딸 같은 여대생의 가슴에서 외로움을 달래는 노인네로 묘사하고 김부장(김재규)은 대책없이  대통령을 암살하고  육본으로 가서 태연히 코 골며 자다 체포되어 보안사에서 굴욕을 당하기도 합니다 
차실장(차지철)은 김부장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기도 하고 비굴한 모습니다
국무위원이라는 사람들도 국무회의에서 무능하고 어리석게 풍자될 뿐입니다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장르인데 코미디장르가 한국영화에서 트렌드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권력층에 대한 풍자와 희화화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그것을 통해 권력에 억눌려온 감정을 해소하는 루트가 되어왔던 것입니다

민주화를 위해 야수의 심정으로 저격했다는 최후진술등을 인용하기도 하지만 김재규에 대한 평가는 영화가 희화화와 풍자로 일관해 느낌상 부정적인 것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내레이션을 통해 관객의 판단으로 비켜가기는 합니다

논쟁을 피하기라기보다는 한 개인인 감독이 평가하기에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10.26하루 동안 사건은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뜬끔없이' 총에 맞았다는 나레이션과 희화화로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10.26사건이 민주화라는 대의 명문이 아닌 권력 다툼에서 초래된 한 개인의 사적인 감정에서부터 초래된 것이라면 한 나라의 역사가 일종의 해프닝으로 변한건가 라는 허무한 느낌도 들더군요

영화에서도 다루지 않았듯이 10.26사건의 역사적 결과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나로서도 10.26의 발단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최근의 정치권이나 탄핵정국을 떠올려보면 그리고 인간의 속성을 계산해 보면 그 시작점에  사적인 감정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적인 감정 + 정치적 견해가 뒤섞여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이 없었다면 더 이성적이였을 것이고 계획적이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10.26는 발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입니다

 


 역사는 사적인 사소한 것부터 시작될 수도 있나 봅니다

박정희 장례식에서 우는 사람들의 영상과 자우림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고 합니다 당시의 암담한 상황을 묘사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반어법으로 보였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내일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나라는 특정개인의 왕국이 아니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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