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결말까지 스포가 있습니다
<28일 후>는 <새벽의 저주>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좀비물로 꼽힌다고 합니다
속편격으로 <28주 후>가 있고 <28개월 후>의 제작이야기도 있습니다
전형적인 좀비물과는 다르다는 의견도 있고 영화 속에서도 좀비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분노바이러스라고 하니 얼마 전에 화제가 되었던 분노조절장애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어쨌든 큰 범주에서보면 그냥 비슷하면 좀비물로 퉁치기로 했다고 합니다
기존의 좀비물과 달리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이라는 설정이 최초의 달리는 좀비물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분노바이러스 감염자와 인간을 비교하여 끊임없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이 유인원(침팬지)에게 분노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실험하는 연구실에 환경단체들이 납입하여 유인원을 구해주다가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에이즈가 원숭이에게서 인간으로 감염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쥐에게서 감염된 유명한 흑사병 현재도 우리 주위의 동물들로부터 조류독감, 광우병 등의 위협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자연 그리고 동물의 일부라는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이 장면에서 동물실험에 대한 비판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과거에 본 적이 있던 진화심리학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첫 장면은 짐이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된 전령을 풀어주는 장면과 오버랩됩니다
두 장면의 차이라면 환경단체들은 의도치 않게 분노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면 짐은 군인들을 죽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분노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는 점입니다
이런 차이는 달라진 환경이 이유가 되는데 짐이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된 전령을 풀어줄 때는 분노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영국은 더 이상 어떤 희망도 없게 된 상황이었죠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문명 속에서 감춰져 있던 인간의 본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생존을 위해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것이 당연해지고 성욕을 풀기 위해 여자를 유인하기도 합니다
마치 이런 상황이 전쟁 상황과도 비슷한데 아직까지도 문제가 되는 위안부 문제라던가 마루타 심지어는 일본군이 인육을 먹었다는 진술도 있습니다
매슬로의 욕구단계론 에서 가장 먼저 충족되어야 할 1단계 욕구에 성욕이 포함되더군요
사회적 국가적 질서가 무너진 상황에서 문명의 가면을 벗고 인간은 원숭이와 다를 바 없는 본능만이 앞서게 됩니다
짐은 문명의 인간이 아닌 원숭이나 분노감염자와 다를 바 없는 군인을 감염시키기 위해 전령을 풀어줍니다 그리고 짐도 마치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처럼 군인들을 살육합니다 인간에게 내재된 분노, 공격성이 표출됩니다 그래서 셀레나와 해나가 짐을 감염자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 지구의 긴 역사를 보면 인간은 짧은 기간에만 존재해 왔다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다"라는 파렐 병장의 말처럼 인간이 자칭 만물의 영장으로 지구의 주인인양 행동하지만 문명이라는 이름 속에서 지구의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는 본능을 감추고 혹은 억제하고 살아가는 존재일 뿐입니다
<28일 후>는 인간의 본능 중 분노라는 공격성을 끄집어내어 상황을 극단으로 몰아가서 생존본능이라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구(여기에는 성욕도 포함)를 드러내고자 한 듯합니다 그리고 그 욕구가 위협받을 땐 인간은 가면을 벗고 본능대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 같더군요
마지막 장면에서 영국군 비행기를 향해 천으로 HELLO라는 글을 만들어 보여주는데 이런 상황이면 HELP가 맞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영국군 비행기가 인사인 줄 알고 그냥 지나가면 어쩌려고?
아마도 그전에 HELL(지옥)이라는 글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인 것 같습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인간의 이기적 본능을 생각하면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닌 것 같더군요 문명화된 사회에서도 깊은 곳에서는 인간의 이기적 본능은 여전히 꿈틀대고 있으니깐요
헬조선이라는 말은 기득권이나 피기득권 양쪽 다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실현하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이건 인간이 동물인 이상 벗어날 수 없는 숙명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결말은 네 가지가 있다는 말도 있는데 영화에서는 두가지가 나옵니다 첫번째가 영국군비행기가 짐일행을 보고 지나가는 것과 쿠키영상식으로 짐은 병원에서 죽고 셀레나와 해나만 떠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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